[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535>치킨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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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먹거리로 등극한 치킨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으로 인한 사육 두수 감소는 계란 파동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치킨 가격 인상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여론의 뭇매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가격 인상과 계획을 철회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국민 남녀노소가 즐겨먹는 치킨값을 분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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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치킨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나요.

A:산지 시세가 1500원으로 가정할 경우 살아있는 닭 1.5kg(후에 통닭 1kg으로 변신)으로 계산해야 하니 생닭은 2250원 입니다. 2250원짜리 닭을 도축하고 가공(피와 털, 머리 등 제거, 세척, 절단 등의 작업) 단계에서 마리당 약 1000원의 비용이 들어 3250원이 됩니다. 이후 치킨점으로 가기 위한 포장과 운반 등의 과정을 거쳐 마리당 약 4000원에 프랜차이즈 본사에 공급 됩니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본사 마진이 약 1000원 가량 붙어 가맹점에는 5000원에 공급됩니다.

가맹점은 여기에 튀김가루, 소스, 튀김유 등 부재료 비용 3000원을 들여 치킨을 만들어 냅니다. 5000원이었던 생닭이 치킨으로 변하며 8000원이 된 것이죠. 가맹점 입장에서는 순수 원재료 비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가맹점 마진과 종업원 인권비, 임차료, 수도세 등이 포함돼 1만6000원(부가세 10% 포함)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어플 이용료 600~900원 등 기타 비용과 콜라, 치킨무, 기타 부재료값도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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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치킨 1마리를 팔아 순수 원재료 비용과 부과세를 제외한다면 6500원을 남기고 이 비용으로 인권비와 건물 임차료 등으로 약 1500원의 기타비용을 냅니다. 각 업소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가맹점에서 치킨 1마리를 판매할 경우 약 3000~4000원의 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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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닭값이 오르면 치킨 가격에 영향을 미치나요.

A.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등으로 산지 닭값이 뛰었다거나 공급 과잉으로 닭값이 폭락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할 것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닭값의 폭락과 폭등은 치킨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농가와 양계업체의 계약 때문이죠. 현재 양계업체들은 안정적인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사육농가들과 계열화시스템을 통해 닭을 수급하고 있습니다. 계약된 가격보다 산지 시세가 떨어질 경우 차이를 보전해주고, 그보다 오를 경우에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식입니다.

현재 전체 양계농가의 약 95%가 양계업체와 계열화계약이 돼있어 거의 고정된 가격에 닭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건비와 마케팅비용, 마케팅비용, 물류비 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요인이 크지 닭값 상승이 치킨가격 인상의 주된 원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닭에게도 '시세'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시세는 수요와 공급 논리에 따라 산지에서 결정되는 살아있는 닭 가격을 말합니다. 당연히 공급이 초과하면 시세가 낮아지고 부족하면 올라가겠죠. 시세는 매일 오전 10시경에 대한양계협회와 한국육계협회 홈페이지에 각각 고시하며 그날 거래 기준이 됩니다. 할인점이나 프랜차이즈 등에 정기적으로 공급되는 닭고기는 매일 달라지는 시세를 당일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주간 단위로 평균을 산출해서 적용하기도 합니다. 지난 주 평균 시세가 이번 주 공급가격의 기준이 되는 식이죠. 참고로 지난주 평균 시세는 229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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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우리가 먹는 닭이 궁금해요.

A:닭은 크게 산란계와 육계, 그리고 토종닭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산란계는 달걀을 먹기 위해, 육계는 고기를 먹기 위해 대규모로 키우는 닭이며 토종닭은 다목적으로 키우지만 사육규모가 작습니다. 산란계와 육계는 '닭'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품종부터 원천적으로 다릅니다. 산란계는 계란을 생산하기 위한 품종이고 우리가 흔히 먹는 닭은 육계 입니다.

국내 닭 도축 물량은 2006년 6억856만 마리에서 지난해는 9억9252만 마리로 10년만에 무려 63%나 급증했습니다. 이른바 치맥 열풍에 치킨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죠. 실제 육계 중에는 치킨용이 45~5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3억8000만 마리가 넘는 치킨이 소비됐다는 얘기로 하루 평균 104만 마리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치킨이 국민 간식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을 방증하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치킨 가격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치킨 크기, 즉 무게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치킨 값을 동결하는 대신 치킨 크기를 줄여서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육계는 무게에 따라 100g 단위로 5~16호까지 세분화 돼 있습니다. 5호가 가장 작고 16호가 가장 큽니다. 이 중 보통 소비자들이 먹는 치킨은 중간 크기인 10~11호 닭고기를 주로 사용하고 간혹 9호 닭고기도 사용됩니다. 9호는 무게가 851~950g이고 10호는 951~1050g, 11호는 1051~1150g으로 중량 차이만큼 도매가격도 차이가 많이나 프랜차이즈업체에서 일종의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치킨 포장지에 닭고기의 원산지와 재료 등만 표기하고 중량은 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치킨 중량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셈이죠.

때문에 정부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육는 물론 프랜차이즈 업체도 중량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호'로 표시된 중량을 정확하게 무게를 재서 '그램'으로 표시하도록 바꿔 업체들은 그램 당 정해진 가격에 따라 제값에 거래하도록 하고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한 닭의 정확한 규격을 알게끔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