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유전자원 특허 놓고 제공국-이용국 줄다리기..."주권" vs "재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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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장품회사 시세이도는 2012년 특허 51건을 철회했다. 인도네시아 야생 허브를 이용한 화장품원료 등과 관련한 발명이었다. 현지 비정부기구가 유전자원에서 발생한 이익 공유 등을 규정한 나고야의정서 기준에 저촉된다고 주장하자 시세이도는 특허 수십여건을 포기했다.

자료: 나고야의정서 국제동향 2011-2015(국립생물자원관)
<자료: 나고야의정서 국제동향 2011-2015(국립생물자원관)>

◇유전자원 '주권' 강화 흐름 확산

유전자원을 활용한 특허를 놓고 자원 제공국과 이용국간 대립이 첨예하다. 제공국은 생물다양성협약·나고야의정서 등 생물자원보호협약에 근거를 두고 '주권'을, 이용국은 국제무역기구(WTO) 무역관련 지식재산권협정(TRIPs)에 따른 지식재산권을 중심으로 '재산권'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물론 두 규범은 성격이 다르다. 생물자원보호협약은 자원 제공자가 중심이지만 지식재산권은 이용자가 우선이다.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2000년 지식재산, 유전자원, 전통지식 및 민간전승물에 대한 정부간위원회(IGC)를 구성한 것도 충돌 위험을 해소하고 지식재산권과 나고야의정서 사이 조화를 모색하려는 의도였다.

2001년 시작된 IGC 회의에서는 자원 부국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유전자원 접근·이용에 따른 이익은 공평하게 공유하라는 나고야의정서도 2014년 발효했고 100개국이 비준했다. 곽충목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전문위원은 “유전자원 이용에 따른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세계적으로 큰 흐름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해외 유전자원 의존도가 60%가량인 한국도 이달 17일 나고야의정서 이행법을 시행한다.

생물다양성협약 로고
<생물다양성협약 로고>

◇유전자원 '출처공개·제재'가 최대 쟁점

현재 WIPO IGC에서 최대 쟁점은 유전자원 출처공개와 그에 따른 제재다. 자원 제공국은 유전자원을 이용한 특허 출원(신청) 과정에서 자원 출처공개를 특허요건에 포함해 기준에 미달하면 특허를 부여하지 않거나 이후 특허를 무효화할 수 있도록 특허 제도를 정비하자고 주장한다.

반면 자원 이용국은 유전자원 출처공개는 특허성과 인과관계가 부족하고 등록된 특허를 무효로 만들면 법적 불확실성이 생겨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출처공개 의무화에 반대하고 있다. 대신 이들은 유전자원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신규성 등을 확인하는 방법(방어적 보호방안)을 제시했지만 제공국은 시큰둥하다. 자원 제공국은 DB 활용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제3자에 의한 정보 오남용 가능성이 있어 출처공개를 우선으로 하고 DB는 보완재로 사용하자는 입장이다.

IGC 회의에서는 관련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중국과 스위스는 국내법으로 이미 자원 출처공개를 의무화했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유전자원을 활용한 발명을 특허로 출원할 때 원산지를 밝히지 않으면 특허 등록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생물다양성협약 로고
<생물다양성협약 로고>

◇“제공국 입지 강화 고려한 대책 필요”

수년째 이어지는 IGC 회의 쟁점이 단기간에 합의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자원 제공국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곽충목 위원은 “유전자원·전통지식 이익 공유는 경제적 이해가 걸려 있어 입장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다자간·양자간 협상에서 자원 제공국이 유전자원·전통지식 보호를 위해 나고야의정서의 규범 의무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해외 생물유전자원 대체자원 발굴과 신품종 개발을 위한 바이오산업 육성, 자원 제공국과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유전자원 주권 강화를 집중 분석한 장현숙 위원은 “유전자원 원산지와 대상 여부, 이익공유에 따른 원가상승폭을 파악해 국내산 대체 등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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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노믹스]유전자원 특허 놓고 제공국-이용국 줄다리기..."주권" vs "재산권"

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