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스마트 팩토리' 앞당기는 머신비전

최근 제조업계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기존 산업과 융합되는 새로운 산업 시대를 뜻한다. 독일 정부가 제조업계 부흥을 위해 기획한 '하이테크 전략 2020'에서 처음 언급된 '인더스트리 4.0'에서 비롯된 4차 산업혁명은 처음에는 독일 기업과 그 인근 국가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가 이 새로운 개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재휘 지사장
조재휘 지사장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함께 거론되는 것이 바로 '스마트 팩토리'다.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공장에 ICT를 접목, 제조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지능형 공장을 뜻한다. 정보기술(IT)을 통한 공장 자동화가 핵심이다. 생산성 향상, 생산 비용 절감, 제품 완성도 개선 등을 위해 세계적인 제조사들이 스마트 팩토리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공장자동화(FA)를 가능하게 하는 기본 요소로 머신 비전 기술을 꼽을 수 있다. 머신 비전은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가 결합돼 이미지 기반 인식과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머신 비전 시스템은 특수한 광학 장치를 사용해서 획득한 이미지의 특성을 컴퓨터로 측정해 처리, 분석한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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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 비전 기술은 정확한 비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자재 입고부터 최종 조립에 이르는 전 단계를 기계가 자동으로 진행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성하는 IT 기술은 매우 다양해서 수많은 첨단 기기와 기술이 전체 공정 과정에 걸쳐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수집한다. 그러나 제품과 부품 검사에서만큼은 머신 비전을 통해 수집된 이미지 기반 데이터가 가장 높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로봇, 생산 장비에 적합한 작업을 지시하고 작업 공정을 최적화하는 데도 비전 데이터 역할이 결정적이다. 머신 비전을 사용하면 수 백, 수 천 개 부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다. 부품 검사, 측정, 계측, 조립 검증으로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고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단순히 생산성 증대, 생산 비용 절감, 제품 폐기율, 불량률 감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체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진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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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머신 비전이 단순히 정확한 비전 데이터 수집을 넘어 수집된 데이터를 가공, 분석해서 전체 공정을 개선하고 가치를 발견해 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머신 비전 시장이 주로 유럽과 북아메리카 지역 위주로 형성돼 있긴 하지만 사실 머신 비전은 우리나라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이다. 한국은 제조업이 전체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제조업이 발달했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정밀 제조 산업 부문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정밀 제조에서는 약간의 오차가 제품 불량을 만들기 때문에 부품의 정확한 검사가 중요하다. 더 얇고 더 작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소형화, 정밀화돼 가는 부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사하려면 그만큼 뛰어난 머신 비전 기술이 필수적이다.

국내에 머신 비전 기술 도입이 더욱 확산한다면 한국 제조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더욱 뛰어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업계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제품 완성도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머신 비전 기술을 갖춘 스마트 팩토리는 정확한 제품 품질 검사로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품질을 개선해 제품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내 제조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머신 비전 기술 도입과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조재휘 코그넥스코리아 지사장 jay.cho@cogne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