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레인지로버 벨라, 럭셔리 SUV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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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다. 레저용 차량 수요가 증가하면서 스포츠카, 럭셔리카 브랜드들까지 SUV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며 해마다 수십 종의 신차를 쏟아내고 있다.

랜드로버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SUV 명가임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1960년대 중반부터 SUV를 만들기 시작해 1970년 럭셔리 SUV '레인지로버'를 내놓았다. 반세기가 지난 현재까지 럭셔리 SUV 시장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레인지로버 벨라 주행 모습.
<레인지로버 벨라 주행 모습.>

레인지로버 벨라는 랜드로버 최신작이다.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사이를 메우기 위해 탄생했다. 럭셔리 SUV 라인업을 확장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랜드로버가 제시하는 럭셔리 SUV 미래, 벨라를 시승했다.

첫인상은 레인지로버 콘셉트카를 만난 듯 강렬했다. 커다란 덩치를 지닌 SUV를 매끈하고 날렵하게 보이도록 설계한 디자이너 능력에 감탄이 나온다. 마치 스포츠카처럼 긴 휠베이스(축간거리)와 짧은 오버행(차체 끝단과 바퀴 중간 사이)이 역동적 차체 비율을 완성한다. 플로팅 루프와 클램쉘 그릴 등 벨라는 레인지로버 고유의 디자인 요소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레인지로버 벨라 측후면 모습.
<레인지로버 벨라 측후면 모습.>

차체에 다가가면 손잡이가 튀어 나온다. 플러시 도어 핸들이라 불리는 장치다. 평소에는 숨어있다 도어 잠금을 해제하면 돌출돼 문을 열 수 있다. 시속 8km 이상에서 자동으로 문 안쪽으로 숨는다.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고 매끈한 옆면을 만드는 데도 일조한다.

차량 내부에 들어서니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10인치 터치스크린 두 개가 자리했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모든 디스플레이가 정교한 그래픽으로 바뀐다. 공조기 등 차량 설정은 모두 터치 방식이다.

레인지로버 벨라 실내 모습.
<레인지로버 벨라 실내 모습.>

계기판은 디지털 장점을 살려 다양한 기능을 뽐낸다. 12.3인치 패널의 계기판은 내비게이션 지도로 가득 채울 수 있다. 앞뒤 좌석은 트림에 따라 촉감이 좋은 가죽과 직물로 감쌌다. 좌우 날개를 세운 디자인으로 굽잇길이나 험로를 달릴 때도 몸을 잘 잡아준다. 뒷좌석 공간은 차체 크기에 비해 부족한 느낌이다.

엔진 라인업은 세부 모델명으로 가늠할 수 있다. 트윈 터보로 힘을 키운 D240은 240마력을 발휘하고, D300은 디젤 터보 엔진으로 300마력을 뿜어낸다. 시승차는 V6 3.0리터 디젤 터보 엔진을 탑재한 레인지로버 벨라 D300이다.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했고 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구동한다.

레인지로버 벨라 실내의 디스플레이 패널.
<레인지로버 벨라 실내의 디스플레이 패널.>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다. 시동을 걸어도 소음과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조용하다. 벨라 D300은 71.4㎏·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1500rpm에서 뿜어낸다. 공회전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언제든 힘을 불러낼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6.5초에 불과하다.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면 벨라는 한층 강렬해진다. 스티어링 휠(운전대)이 무거워져 정교한 핸들링이 가능하고 가속 반응도 빨라진다. 실시간으로 감쇠력을 조절하는 서스펜션은 갑작스러운 무게 중심 이동에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레인지로버 벨라 측면 모습.
<레인지로버 벨라 측면 모습.>

복합연비는 리터당 12.8km로 차체 크기와 엔진 배기량을 감안하면 괜찮은 수치다. 호화로운 사양을 갖췄지만, 중형급 SUV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은 다소 부담스럽다. 벨라는 트림에 따라 9850만~1억4340만원에 판매된다. 시승차인 D300 R-다이내믹 SE는 1억1530만원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