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온고지신]양자기술 경쟁, 지금이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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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마이크로소프트, HP, IBM, 인텔의 공통점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라는 점이다. '양자기술'을 다음 세대 먹거리로 인식해 기술개발에 활발하게 나서는 것도 공통점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거대 기술기업들이 양자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구글은 2015년 양자컴퓨터의 전단계인 '양자 어닐러'를 도입해 기계학습 및 최적화 분야에서 장점을 검증했다. 그 결과 일반 PC와 비교해 최대 1억 배나 빠르다는 것을 발표하고 소프트웨어(SW)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드웨어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 대학(UCSB) 대학과 초전도 큐빗(Qbit)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다. 올해 안에 세계 최대 규모인 50큐빗급 양자컴퓨터를 내놓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부터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등과 협력해 양자컴퓨터용 컴파일러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차세대 하드웨어인 위상학적 큐빗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와이어드에 따르면,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컴퓨터로 캐터펄트(Catapult)라는 재구성 가능한 FPGA기반 패브릭컴퓨터가 개발완료 돼, 2030년까지 사용할 계획이라 한다. 이로써 차세대 서버 컴퓨터는 더 이상 고전컴퓨터가 아닌 양자컴퓨터가 될 것이라 한다.

HP는 실리콘기판에 1052개의 광학부품을 집적한 고집적 광학프로세서를 개발, 최적화 문제 해결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IBM은 2012년 2큐빗, 2014년 4큐빗 양자컴퓨터를 발표했고, 2016년 5월에는 5큐빗 양자프로세서를 누구나 인터넷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달에는 16큐빗 양자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소프트웨어 툴도 소스코드 공유서비스인 깃허브(GitHub)에 공개해 양자기술 확산에 노력 중이다. 인텔도 2015년부터 대규모 양자프로세서 개발을 목표로 초전도 및 반도체 큐빗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이 양자컴퓨터 개발경쟁에서 선두로 나선 것은 매년 2억달러 규모의 정부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덕분에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초전도 큐빗 개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다중큐빗 개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양자 소프트웨어 개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논리큐빗 개발 및 최적화 문제용 초전도 큐빗 성능향상 등이 가능했다. 영국정부는 2014년부터 5년간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양자센서, 양자 이미징 기술 등 4개 분야에 대해 1억2000만 파운드를 지원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내년부터 5년간 1조유로 급 대규모 양자기술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계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개발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암호해독에 먼저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양자암호는 암호탈취와 도청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다. 국가안보를 위해서라도 모든 양자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려스럽게도 북한은 이미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확보한 데에 이어 양자컴퓨팅 기술까지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양자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심각한 안보 위협에 놓일 수 있다. 시장측면도 밝다. 오는 2030년경 1000억달러 규모 양자컴퓨터 분야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양자통신 분야는 250억달러, 양자센서는 70억달러규모다. 지금부터라도 산업적 경쟁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다행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양자컴퓨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7월부터 '양자정보통신 기술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정부의 지원과 관심을 통해 우리도 내년부터는 양자컴퓨터 기술개발에 착수하길 바란다. 그동안 이루어져 왔던 기초과제 위주 소규모 지원에서 벗어나 실용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하루빨리 필요하다.

박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박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sspark@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