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집 Ⅰ]'산업이 미래다'…핵심산업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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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가 장기 저성장에 빠졌다. 나라마다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쉽게 극복하지 못한다. 자국 이기주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 등 미봉책을 꺼내는 나라도 속속 나온다.

한국 경제도 글로벌 경제 침체에서 예외가 아니다. 수년째 경제성장률은 2%대에 머물러 있고, 사회 곳곳에서 위기 신호가 감지된다. '한강의 기적'을 일구며 숨가쁘게 달려온 한국 경제가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라고 방심해선 안 된다. 자칫하면 주저앉을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경제와 사회 현실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문제를 풀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업계, 학계 등 모든 분야 전문가들이 해법으로 꼽는 것은 '산업 육성'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산업변화 패러다임을 한국 경제와 산업에 맞게 적용함으로써 핵심 산업을 키우라는 주문이다. 정부와 산업계에 필요한 역할, 기업의 대응까지 세세한 전략이 요구된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은 우리 경제에도 해당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 한국 경제 앞에 놓인 신호등을 파란불로 바꾸기 위한 '한국형 4차 산업혁명 액션플랜'을 만들자.

◇빨간불 켜진 한국 경제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말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경제 시스템 곳곳에서 위기 신호가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은 2%대에 고착화 됐다. 2012년 2%대에 진입한 이후 3.3%를 기록한 2014년 한 해만 빼고 계속 2%대 경제성장률에 머물러 있다. 한국은행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역시 경제성장률은 2%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것은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저성장 기소로 수출 중심인 국내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다. 저성장 만성화로 가계 소득은 줄고, 내수 시장은 위축됐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하니 기업 경영 환경도 녹록하지 않다. 채용시장이 얼어붙고, 청년이 설 자리도 좁아졌다.

부가 소수 고소득층에 집중되고, 중산층이 줄어드는 현상도 발생했다. 소득 계층, 세대 간 갈등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외부 문제도 한국 경제를 위협한다. 세계 경제 양강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폐기라는 카드로 한국을 압박한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면서 “우리 주력 산업 세계수요가 정체되는 가운데 중국 등 후발개도국이 빠르게 쫓아 오면서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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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에서 답 찾아야

한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출발점은 산업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을 이루기 위해 핵심 산업을 혁신해야 한다.

세계 주요 국가도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삼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다. 특히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변화를 앞장서서 시도 중이다.

한국도 서둘러 한국식 4차 산업혁명 전략을 마련하고, 대응해야 한다. 침체된 제조업을 혁신하고, 소프트웨어(SW) 산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강점을 가진 통신산업을 강화해 글로벌 주도권을 갖추고, 미래 유망산업인 바이오를 신산업으로 키우는 것도 요구된다. 에너지, 콘텐츠, 유통, 금융 등 핵심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산업 육성 가로막는 규제 혁신

4차 산업혁명발 변화와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업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전략적인 지원을 하는 것도 맞물려야 한다. 특히 새로 등장한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국내 신산업분야 기업 중 절반 가까운 기업이 규제 때문에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무인이동체, 신재생에너지, ICT융합, 바이오·헬스, 핀테크 등 5개 신산업 분야 7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실사한 '국내 신산업 규제애로 실태조사'에서 '지난 1년 사이에 규제 때문에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은 적이 있다'는 답을 한 기업이 47.5%나 됐다. 핀테크 기업은 무려 70.5%가 사업차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사업지연, 중단, 불필요한 비용발생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우리나라 규제 체계부터 신산업 추진이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규제 시스템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 체계다. 전문가들은 규제 시스템을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하는 방식이다. 포지티브 규제 방식보다 기업 활동이 훨씬 자유로워진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신산업은 기업이 앞장서 신기술, 신시장 개척활동을 펼쳐야 한다”면서 “기업이 현재 없는 사업과 제품을 개발하는 일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와 인프라 확충 등 정부의 후원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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