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집 Ⅲ]이것부터 바꾸자<10>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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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의 질이 제자리를 맴도는 동안 선진국의 교육은 혁신을 거듭했다. 4차 산업혁명은 교육 현장에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학생이 직접 정보를 찾아 배우는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해지면서 교육에서 지식전달의 역할이 축소됐다. 그보다는 학생이 자기 적성을 발굴하고 심화학습을 하게 도와주는 역할로 전환됐다. 패러다임 전환이다.

교육체계와 거버넌스 역시 변화의 기로에 섰다. 수직적이었던 교사와 학생, 정부와 학교와의 관계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의 교육 분야 거버넌스도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수평적 거버넌스 구축해야

국내 교육 거버넌스는 체계상으로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정책을 수립하는 구조다. 실상은 달랐다. 교육부가 중앙집권적으로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부 아래 17개 시·도 교육청, 그 아래 170여개 교육지원청, 또 그 아래 1만개가 넘는 초·중등학교가 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무상급식 갈등은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과의 불협화음으로 빚어진 대표 사례다. 최근에는 외고·자립형사립고(자사고) 폐지를 두고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다.

수직적 교육 거버넌스는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맞지 않다. 1950년대 제정된 교육법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표준화된 교육을 만들고 그에 따라 학생의 순위를 매기는 교육방식과 이를 관리하는 중앙집권체제로서의 교육 거버넌스 근거가 모두 교육법에 있기 때문이다.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교육의 기본단위를 구성했던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달라진다. 수직적 관계에서 학습주체와 조언자로 바뀌는 형국이다. 핀란드·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자기 적성을 찾아 각자 하고 싶은 공부를 한다. 교사는 이를 조언해 주는 식으로 수업한다.

교육 정책에서도 다른 분야처럼 시민과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정부는 소셜미디어 등으로 시민과 소통한다. 국민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생산한다. 교육 정책도 온·오프라인을 통한 시민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고 온라인 활용이 활발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 정책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다.

교육 거버넌스 개편으로 교육정책 수립·집행과정에서 소통,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등을 통해 교육부가 가졌던 많은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고, 수평적인 협력체계에서 정책을 수립하는 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교육개혁 접근해야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임에도 외고·자사고 폐지, 수능 개편 같은 중·단기 교육 개혁에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외고·자사고를 5년 단위 운영 성과평가를 통해 기준 미달 대상학교를 일반고로 단계적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실상 첫 대상이었던 서울지역 학교가 평가에서 재지정되는 결과가 나왔다. 안이한 계획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업무보고에서 외고·자사고 우선선발권을 폐지시킨다는 안이 나왔으나, 혼란만 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취임 때 절대평가 확대를 골자로 한 수능 개편을 자신했다.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했다. 전체 교육 틀이 아닌 수능 개편만으로는 풍선효과로 인한 경쟁만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교육부는 올해 신설할 국가교육회의에 공을 넘겼으나 당초 약속했던 대통령의 의장 참여가 무산된 상태다. 기대만큼의 힘을 발휘할지 미지수다.

우리 교육 정책이 4차 산업혁명 대응은커녕 단기 개혁 과제에서도 번번이 좌초하는 모양새다.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전체 교육 틀에서 보는 정책과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교총은 “내년 8월 개편안에는 수능개편 방안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고교학점제와 내신 성취평가제까지를 총망라한 '새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으로 종합발표하기로 해 합의점 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할 '대입정책포럼'에도 전문성과 공정성, 대표성을 갖춘 실질적인 인사가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내 디지털 인프라 서둘러야

입시제도를 비롯한 중·단기 개혁과 함께 수직적인 교육 체계를 학생 주도적인 교육체계로 전환하려면 디지털 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

학생이 정보의 바다에서 마음껏 정보를 찾아보고 학습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인프라는 필수다. 여기에 더해 학습콘텐츠, 분석 툴까지 갖춘다면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실시간 확인하고 심화시킬 수 있다. 교사는 평가 시간을 줄인 만큼 개인별 학습수준에 따른 지도 비중을 높인다.

우리나라에서 무선인터넷 환경이 구축된 학교는 전체의 10%대에 불과하다. 정부가 2020년까지 무선인터넷 환경 구축을 지원키로 했으나 PC실 등 제한적(4.3개실)으로만 이뤄질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 교실에 무선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고 싶지만 예산 등 현실적인 어려움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많다”고 토로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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