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집 Ⅰ]산업이 미래다<7>유통산업 SWOT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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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업체는 소비자와 가장 처음으로 만나는 업태로 소비자 접점이 가장 넓다. 고객들은 생필품 등을 사는 소비행태를 하며 자연스럽게 기술 발전을 직·간접 경험한다.

과거 물건을 산 뒤 계산원이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 현금을 내고 거스름 돈을 돌려받는 시대에서 포스(POS)기기로 바코드를 인식해 카드로 계산하는 시대를 거쳐 무인 점포에서 소비자가 직접 계산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매장에서 직접 옷을 입어보고 물건을 구매하는 대신 가상현실에 마련된 쇼핑몰에서 옷을 사거나 증강현실을 통해 집 인테리어에 맞는 가구를 배치하는 서비스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고객 편의를 극대화 시키고 고객 유입을 위해 기술 개발과 이를 실제 현장에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강점(Strength): 넓은 소비자 접점

4차 산업혁명 바람이 산업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 유통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기술이 주를 이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통업계가 조명되는 것은 소비자 접점이 넓고 미래 유통산업이 단순한 거래중재자 역할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렌드가 급변하는 유통업계 특성상 개발 시점과 소비자 접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초반 애로사항들은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에서 4차 산업혁명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적인 구조로 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점이 강점으로 지목된다. 소비자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접점이 넓은 만큼 기술 도입 초반 애로사항이 많더라도 고객 니즈를 파악해 빠르게 개선하고 고도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혁신기술을 개인화된 고객 서비스에 제공하기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취향과 소비 패턴을 분석해 개인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현재는 개발 초기 단계지만 대화형 로봇, 스마트 데이터, VR 쇼핑몰 등 유통업계가 최신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서덕호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산업에 혁신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유무형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메가 트렌드이자 시대 흐름”이라면서 “혁신 기술을 어떻게 잘 적용하고 활용하느냐에 유통 기업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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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Weakness): 독자 기술력 미흡

유통업계의 4차 산업혁명은 IT업계에 의존해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물건을 사고 팔고 중개하는 유통업계 특성상 기술을 접목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은 애초에 독단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안고 있다.

실제 세계 최초 정맥인증 결제시스템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인 코리아세븐은 롯데정보통신, 롯데카드, 롯데기공, 롯데물산 등 다양한 계열사와 협업했다. 편의점 운영은 코리아세븐이 담당하지만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 '핸드페이' 기술 개발은 롯데정보통신, 이를 인증해 본인 확인 및 물품 결제는 롯데카드가 각각 참여하는 방식이다.

그룹 핵심 역량을 집중해 세계 최초 무인편의점을 선보였지만 이는 곧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복잡하고 전사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창출하기 위해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도 필수다.

여러 분야 계열사가 포진돼 협업하는 롯데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성공 사례로 인정받으며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ICT와 자연스러운 접목이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이를 실행시킬 조직이 사전에 구축됐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초기인 만큼 내부 인력이 없는 것도 약점 가운데 하나다. 유통업체들은 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IT업계와 다양하게 협업한다. 업종 간 이해관계가 떨어지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다면 잘못된 판단이 이뤄질 수 있고 이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유발시켜 시간과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한다”면서 “사업 초반 투자와 IT업계와 협업 등 애로사항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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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Opportunity):무엇이든 시도 가능한 유통업

“유통의 4차 산업혁명은 최근 화두로 자리매김 했지만 실체와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것이 없다.” 국내 한 유통기업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담당자의 평가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국내 유통업계에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전례가 없는 새로운 산업환경을 구축하는 만큼 어려움도 따르지만 최초로 개발해 자리 잡으면 혁신이 된다. 이는 곧 가이드라인이 된다. 기회가 무궁무진 하다는 뜻이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핸드페이 시스템이 대표 사례다. 핸드페이는 그동안 보조 성격이 강한, 사람 신체 일부로 결제 가능한 바이오페이의 일종이다. 롯데는 이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것과 동시에 국내 최초로 판매원 없이 구매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무인 점포' 출발을 알렸다.

세븐일레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L.페이(pay)'와 '캐시비 교통카드' 결제 서비스를 추가 도입해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모델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핸드페이 시스템이 롯데카드 정맥인증 결제 시스템이라 이용 대상이 다소 한정적이었던 불편함을 해소한 것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쇼핑 환경 변화를 읽을 수 있는 표본으로 주목받았다. 미래 유통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반항을 불러일으켰다.

유통의 4차 산업혁명은 기반만 마련되면 학습효과로 인해 지속적으로 쌓이는 데이터로 모듈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 4차 산업혁명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선행 기술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라며 “해당 기술에 또 다른 기술을 접목시켜 편리함 속에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는 기술 개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쇼핑봇(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쇼핑봇(사진제공=현대백화점)>

◇위협(Threat):글로벌기업에 한발 늦은 대응

국내 유통업계의 4차 산업혁명 대응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저마다 다양한 형태로 성공적인 시장 선점과 안착을 위해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 '아마존'의 존재는 위협적이기만 하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기업으로서 글로벌 유통업계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리더 역할을 한다. 아마존이 압도하는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면 그 자체만으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위협은 실제 나타나고 있다. 영국계 컨설팅 업체 PwC는 '2017년 종합 소매업 보고서'에서 “아마존이 세계 유통시장 장악을 넘볼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졌다”며 “온라인·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아마존 대응 전략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에서 한국은 빠졌지만 세계 29개국 소비자들 약 56%는 아마존으로 쇼핑한다고 응답했다. 미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 독일 5개국은 모두 아마존 사용률이 90%를 넘어 시장 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아마존은 식료품 체인 '홀푸드마켓'을 15조5360억원에 인수해 영역을 확대하며 산업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글로벌 유통 대기업이 막강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면 국내 기업들에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김근수 롯데백화점 AI팀장은 “아마존의 국내 진출이 위협이 되겠지만 국내 기업과 비교해 축척된 고객 데이터와 고객 이해도 부문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며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한국 기업만의 특색을 살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유통산업 SWOT 분석>

한국 유통산업 SWOT 분석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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