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집 Ⅲ]국회, 4차산업혁명 주춧돌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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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정부와 산업계만의 당면 과제가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제도를 입법화하고,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히 혁파하는 작업이 뒷받침돼야 한다. 바로 국회가 해야 할 몫이다.

하지만 국회는 우리나라에서 구태를 답습한다는 지적을 가장 많이 받을 정도로 변화에 더딘 곳이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제도를 도입하려 해도 국회에서 병목 현상이 일어나면 소용이 없다. 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경쟁력을 갖춰도 국회가 경영활동 발목을 잡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다행히 국회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만큼은 여야를 떠나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처지면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도 퇴보한다는 공감대가 정치권에 형성됐다.

여야는 모두 4차 산업혁명을 일자리가 줄어드는 위기요인이 아닌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기회로 삼는다. 신산업 성장환경을 만들고 규제 개혁, 창업 지원은 물론 국가 연구개발(R&D) 체계까지 변화를 꾀한다. 산업, 기업인, 학계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책개발에 속도를 낸다.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총론은 비슷하다. 각론으로 들어오면 다르다. 산업 육성 방안, 기업 지원 등에서 차이가 뚜렷하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주요 정당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이끄는 대표 주자를 만나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을 들었다.

<인터뷰>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4차 산업혁명의 '정의 논쟁'에서 벗어나 미래성장동력을 찾고 육성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제2 벤처 창업 붐을 일으켜야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독일 '제조강국', 일본 '로봇'처럼 우리도 강점과 성장가능성이 있는 산업을 선정해 정부와 민간이 같이 성장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정의를 규정하느라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기존 산업의 강점을 살리며 우리만의 특화된 산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로봇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니 로봇세 도입 등 다양한 고민을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파생하는 다양한 고민을 사회에 던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각 부처가 세부 전략을 수립하고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큰 어젠다를 던지는 역할을 해야한다”면서 “주입식 교육, 시험을 위한 교육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시스템 변화 등 큰 그림도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그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규제프리존특별법도 4차산업혁명위가 다루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평했다. 규제프리존법은 특정 지역에 특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과감히 드러내는 것이 골자다. 김 의원은 “4차산업혁명위도 지역별 규제 철폐를 중요한 과제로 삼고있다”면서 “전국 단위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 논의는 여전히 과거 규제 틀에서 움직인다”면서 “위원회가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지방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4차산업혁명위 위원장 직급 논란을 두고는 “4차 산업혁명 트렌드를 이해하는 민간 전문가가 장을 맡아야 한다”면서 “총리급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부처 인사 비중이 높아도 도움이 안 된다”면서 “출범 지연은 아쉽지만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4차 산업혁명이 문재인 정부 핵심 어젠다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려면 '기술혁신형' 벤처가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화,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벤처가 늘어야 양질의 일자리도 동시에 증가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정부에 대해서는 창업기업 숫자만 늘리다보니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중기 지원이 줄었고 벤처 개념도 모호해지면서 중기 정책이 벤처정책으로 통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위원회가 일자리 질을 높이고 근로시간 단축 등 정책을 지원한다”면서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혁신을 이끌어 벤처 붐을 일으키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중기부가 기술혁신형 벤처 육성과 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국회 역할론도 내세웠다. 여야는 현재 4차 산업혁명 법제도 개선위원회 설립을 협의 중이다. 규제 효율성을 높이고 대못 규제를 뽑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직으로 봤다.

김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는 새로운 산업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은 결국 산업혁명인데 자율주행차, 전기차,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봇 등 산업전담부서 소관 산업이 모두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 “4차산업 주무 부처 자리를 과기정통부에 뺏긴 건은 산업부의 실책이지만 새로운 산업성장전략을 수립해서 개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4차 산업혁명 대응에 민간 역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민간과 국회가 같이 고민하는 포럼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학자, 기업인 등 모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병관 의원이 생각하는 4차 산업혁명은…

4차 산업혁명을 정의하면 국민 각자 생각이 다 다르다. 정의는 학자가 하면 된다. 지금은 어떤 준비를 하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 방향성을 잡는 게 중요하다. 독일은 4차 산업혁명 정의를 놓고 긴 시간 동안 논쟁하지 않았다. 미국, 중국, 일본도 각자 강점 있는 산업 고도화에 주력하면서 장점 살리기에 노력했다. 우리도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4차 산업혁명 대표정당되겠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 관련 국가전략이 실종됐고 강력한 추진동력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밀어주는 4차 산업혁명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4차산업혁명위는 이를 진두지휘하는 컨트롤타워다.

우리나라는 '제조업혁신 3.0 전략(산업통상자원부 2014년 6월)'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관계부처합동, 2016년 12월)' '4차산업혁명전략위원회(2017년 2월)' 등으로 산업·기술·사회 변화에 대응했다. 혁신 창업국가 인프라 구축에 실패했다는 게 민주당 평가다.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은 정보화 혁명으로 불리는 3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늘날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 됐다고 자평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관 주도 4대강 개발, 지대이익 추구형 창조경제 등 국가전략 부재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4차 산업혁명 국면에서 국가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 하위권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연방은행과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 국가 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분야 정부 인프라 구축 대응수준은 25위로 하락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준은 미국의 80.3%, 기술격차 1.6년으로 선진국과 차이가 벌어졌다. 기술 수용성, 기업혁신지수 등 혁신관련 지표가 28위, 20위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기존 정부 주도 추격형 성장 패러다임을 벗어나 선도형 미래성장 패러다임과 강소 벤처,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구조를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공공부문, 시장경제, 시민사회 등 민·관·산·학이 수참여하는 수평형 협력적 파트너십(Collective Impact), 민간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 국가 플래그십 프로젝트 구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목표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4차 산업혁명 역할에 기대를 건다.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이끈다. 신성장 동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재벌 중심 불공정한 경제구조 혁신, 공정한 시장경제 시스템 구축, 중소벤처기업 성장기반과 미래 신성장 동력 확충, 국가 연구개발(R&D) 자원 효율 배분과 산업·지역간 불균형 해소, 인적자원 기반 조성, 사회신뢰 자본 구축, 플랫폼에 기반을 둔 혁신역량 강화에 나선다.

정부도 민주당과 보조를 맞춘다. 민주당 경제 총노선인 〃인본주의 시장경제와 소득주도 포용적 성장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육성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았다. 신성장 동력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민간과 손잡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