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집 Ⅱ]]퍼스트무브 기술<5>H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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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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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바이오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최근 인간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뉴럴 레이스) 개발을 위해 1123억원 규모 주식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함께 우수 탐사전문업체 스페이스X CEO이며 진공튜브에서 차량을 이동시키는 신개념 운송수단 하이퍼루프에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가운데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사업이 바로 뉴럴 레이스 사업이다. 뉴럴 레이스 핵심은 인간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개발(HCI) 사업이다.

미래 기술에 대한 머스크 판단이 100% 옳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최근 벌이지고 있는 인간과 컴퓨터 간 상호작용에 대한 세계 기술동향을 분석해보면 틀린 얘기는 아니다.

HCI는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컴퓨터 시스템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시스템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것과 함께 인간 특성도 연구하는 분야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HCI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에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발현되는 작동 의미를 벗어나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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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인공지능학회에 참석한 전문가는 HCI 분야 연구자들은 이제 인공지능(AI) 연구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으며 HCI는 앞으로 인간-인공지능 상호작용(Human-AI Interaction) 연구로 확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HCI 최근 기술동향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HCI 선진국에서는 최근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 인간의 생각과 감각을 제어하는 증강인간이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국방, 제조업, 의료산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실제로 증강인간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증강인간은 인간 업무를 편하게 하면서 신체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들에 꾸준히 적용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마켓은 2020년 증강인간 시장 규모가 11억35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머스크가 추진하는 뉴럴 레이스 역시 초소형 AI칩을 이용해 인간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증강인간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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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야 바하브자데흐 하버드대 의대 정신의학과 박사는 5월 미국정신의학회 연례회의에서 VR를 적용한 자폐증 치료결과를 발표했다.

구글과 협업해 개발한 VR앱을 통해 자폐증 아이들이 다른 사람 감정을 읽는 훈련 결과를 소개했다. VR는 특정 환경이나 상황을 컴퓨터로 만들어 사람이 실제 환경처럼 상호작용하게 하는 인터페이스다.

VR를 활용한 HCI는 이처럼 자폐증 치료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장애, 중독, 과잉행동장애(ADHD)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저명한 중견 IT기자 월터 모스버그는 5월 월스트리트저널 고별 칼럼에서 앰비언트 컴퓨팅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인간 직관에 의해 작동하는 컴퓨터를 뜻한다. 인간과 컴퓨터 간 인터페이스가 사라지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두뇌로 각종 증강현실(AR)기기를 작동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애플이 침 없이 당뇨병 환자 혈당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바로 그런 사례다. 구글이 모든 서비스를 AI로 작동하는 AI퍼스트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기나 두건 페이스북 수석부사장은 “페이스북은 인간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두뇌 컴퓨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마음만으로 소통할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HCI 기술 발달은 적지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VR와 AR를 이용한 치료는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철저한 의학 검토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안전성과 유용성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2016년 기술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통해 “검증되지 않은 치료 콘텐츠가 난립하면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리적 문제도 넘어야 할 장벽이다. 영화 '공각기동대'에 등장하는 장면처럼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인간이 컴퓨터 일부가 되고 컴퓨터가 인간 일부가 되면 인간 존엄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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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