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집 Ⅲ]이것부터 바꾸자<4>자율주행·드론 중장기 로드맵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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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을 도시 단위로 융합하고 담는 '스마트시티'는 문재인 정부의 미래 성장 동력 추진 정책 핵심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스마트시티를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스마트시티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려면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 최근 정부가 지향하는 개발사업 형태는 대규모 택지 개발 사업보다는 첨단 기술을 통해 공동체를 복원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형태다. 기존에 추진해오던 사업과 방향이 달라 새로운 모범 사례가 필요하다.

자율주행차와 드론도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신산업·신기술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

◇지자체 위주 스마트시티, 범국가 사업으로

최근 대전의 '119긴급구조 지원서비스'가 아태지역 스마트시티 공공안전 분야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는 쓰레기통에 센서를 달아 적기에 처리하도록 한다. 해당지역 뿐만이 아니라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추진 중인 곳이 많다. 곳곳에서 작은 단위 사업으로 스마트시티는 추진되고 있었다. 그러나 산발로 이뤄지다보니 한계가 많다. 성과가 있어도 외부로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쉽지 않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도 국가 표준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이유다.

스마트시트 추진을 위한 정부 거버넌스는 국토부 1차관이 주재하는 '스마트시티추진단'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부처와 몇 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다. 이 정도 규모로는 범국가 차원의 사업을 펼치기 힘들다. 참여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대규모 사업을 하면, 해당 지역의 집값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개발 호재와 부동산 가격 상승은 대체적으로 병행됐다. 이로 인한 부작용을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

콘티넨탈 자율주행차 콘셉트 이미지.
<콘티넨탈 자율주행차 콘셉트 이미지.>

◇자율주행차, 인프라 구축이 관건

정부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 9월 자동차 관련 법규와 제도를 재정비했다. 자동차 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통해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구간을 어린이 보호구역 등을 제외한 모든 도로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3단계는 고속도로와 같은 일정 구역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돌발상황에서는 운전자가 직접 운전을 해야 하는 수준을 말한다.

현재 자율주행차 관련 정책과 연구개발(R&D)은 대부분 차량, 통신설비 등 기술 개발 분야에 집중됐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경우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다소 부족한 편이다.

자율주행차가 도로에서 운행하려면 관련 법규와 제도를 다시 손봐야 한다. 교통사고 시 보험처리와 보상비율, 도로교통법 개정과 신호등 체계 등을 일일이 점검해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시장 도입에 따른 영향 분석도 선행돼야 한다. 중장기 법령 계획에 자율주행차 영향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평가모형, 기존 교통 수요추정예측 방법론 수정 등 계량 분석 틀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시장 도입 시나리오에 따른 영향도 미리 분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용 도로 개선을 비롯해 대중교통 이용 변화 및 교통사고율 감소 등을 고려해 국가도로종합계획,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교통안전 기본계획 등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라 고 지적한다.

이백진 국토연구원 국토인프라연구본부장은 “자율주행차의 시장 도입 시기는 물론 어느 시점에서 교통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을 예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자율주행차 시장 확산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인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자율주행차와 일반 차량의 혼재, 기술 수준이 다른 자율주행차 혼재 등 교통문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론 비행 모습.
<드론 비행 모습.>

◇드론, 법규는 제자리걸음

드론은 잠재적 가능성이 무한한 신기술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물류 배달용, 조난 구조용이 개발되는 등 활용분야가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러 규제 탓에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드론은 조종사 시야를 벗어나 모니터로 비행하는 비가시권 비행이 법으로 금지됐다. 원거리 구조 지원이나 무인 택배가 불가능한 이유다.

드론 업계는 기술적으로 완성화 단계에 이른 드론을 단순 사진 촬영용 등 사용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는 규제가 답답하다고 하소연한다.

드론 활용도를 높이려면 안전 관련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외부 물체와 충돌해 드론이 추락할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공중 충돌감지장치나 회피장치를 갖추지 않은 개인용 드론이 늘면 도심 내 드론 사고도 증가할 수 있다.

사생활 침해나 해킹과 같은 문제점도 제기된다. 카메라를 탑재한 개인용 드론이 늘어날수록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해킹으로 드론이 납치되거나 파괴당하는 일도 가능하다. 드론이 테러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드론 시장 발전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드론 상용화에 앞서 사용 면허, 운용 시간과 지역, 활용 목적, 표준 규격 등에 관한 포괄 제도 준비가 필요하다. 민간 드론 사용에 대한 체계적인 제도 마련도 시급하다.

서울대 연구팀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시연 모습.
<서울대 연구팀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시연 모습.>

◇정부, 포괄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푼다

정부는 최근 자율주행차, 드론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를 사전 허용·사후 규제 등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으로 세부 추진 과제와 지원 방안, 부처별 역할분담 방안을 논의해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규제개혁을 위해 허용을 원칙으로 하는 요건 나열식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한다. 드론의 경우 항공법 시행규칙에 농업·촬영·관측 분야에만 허용한다고 규정된 것을 국민안전과 안보 등을 저해하는 경우 외에 모두 개방하기로 했다.

신산업·신기술이 법령 개정 없이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의 주요 개념과 용어의 정의를 포괄적으로 개정한다. 유럽연합(EU)은 모터사이클을 L1∼L6로 분류하고, 여기에 속하지 않는 그 밖의 차량은 L7으로 분류한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모터사이클이 나올 경우 L7에 속하므로 법을 개정할 필요 없이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차와 드론 규제를 개선하는 중장기 로드맵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먼저 올해 자율주행차를 대상으로 미래 지향적 규제 개선 로드맵을 내놓기로 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고처리와 보험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김채규 국토부 자동차관리관은 “올해 안에 자율주행차 지원을 위한 종합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제도를 정비,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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