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35주년 특별기획]국회 상임위원장 인터뷰<1>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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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계절'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맞는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성장, 복지, 에너지 등 굵직한 현안을 놓고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다음달 국정감사에서는 과거, 현 정부 정책을 놓고 충돌할 전망이다. 사상 초유 4개 교섭단체 체제와 여소야대 지형에서 치러지는 만큼 공조와 견제 기술이 곧 정당 존재감을 좌우한다. 여당은 부자증세, 에너지 전환 등 정부 핵심 정책에 따라붙는 논란을 종식시키고 국정운영 추동력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야당은 견제자로서 확실한 위상을 정립하겠다는 각오다. 전자신문은 창간 35주년을 맞아 국회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쟁점과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전자신문 35주년 특별기획]국회 상임위원장 인터뷰<1>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준비 중인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부처 참여 확대를 주문했다. 어떤 형태라도 기획재정부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춰도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 위원장은 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 방침에도 우려를 표했다. 최근의 SOC는 과거 토목 중심과 달리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관되고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고 부연했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을 놓고는 투자 확대를 주문하면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R&D 예산권 강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다음은 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4차 산업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준비가 미흡하다. 스위스 UBS가 발표한 4차 산업혁명 지수를 살펴보면 관광과 목축 위주의 뉴질랜드가 10위에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25위에 머물렀다.

여기서 더 뒤처지면 산업 측면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선진국 등 세계 주요국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4차 산업혁명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선진국이 각축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도 미리미리 관련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출범 예정인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위원회 참여 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다. 부처를 총괄하는 역할이 중요한데 걱정스럽다.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 총리급, 부총리급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기획재정부도 참여해 효율적 예산집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기재부가 참여해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예산을 과감하게 편성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예산이 없으면 소용없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문재인 정부가 내년 복지예산을 늘리고 사회간접자본(SOC)을 축소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는 균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복지 예산 증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 상태로는 균형이 깨진다. SOC 예산도 과하게 삭감됐다. 그러다보면 SOC 관련 일자리가 위축될 가능성 크다. 정부가 말하는 일자리 창출과는 반대라는 점이 우려스럽다.

요즘 SOC는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이다. 4차 산업혁명과도 연관이 많다. 스마트재난방지, 스마트시티 등이 있다. 구도심 재생사업도 SOC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높이는 또 다른 복지가 SOC다.

퍼주기식 SOC는 막아야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와 관련된 SOC 투자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1968년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가 놓이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을까. 국가 산업 근간이 SOC다. 단순한 사업이나 예산으로 보지말고 수많은 일자리, 과학이 숨어있는 사업으로 봐야 한다.

[전자신문 35주년 특별기획]국회 상임위원장 인터뷰<1>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내년 연구개발(R&D) 예산도 사실상 감소 수준이어서 우려가 높은데.

▲대한민국은 자원이 없는 나라다. 기술을 개발해 국제사회에서 경쟁해야 한다. 그러려면 ICT, 기초과학 등 R&D 예산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북핵 사태로 국민 불안이 커지는데, 국방의 힘도 과학에서 나온다. 국방과학에도 과감한 예산을 투입해 첨단 과학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이런 부분을 잘한다. R&D 예산을 줄일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필요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의 R&D 예산권 확대 추진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인가.

▲예산권을 독립적으로 부여한다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러나 과기혁신본부에만 예산권을 부여한다면 형평성에서 어긋난다. 모든 부처가 예산권을 달라고 할 것이다. 한 곳에만 예산권을 주는 것은 기재부가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특수성을 고려해 과기혁신본부의 의도와 뜻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기재부가 그에 준하는 예산편성이 이뤄지도록 노력한다면 과학계 불안이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자율성이나 독립성은 차차 확보하는게 좋다.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기재부가 (예산편성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보다 과학계가 과기혁신본부의 예산권 보장을 주장하는 이유를 논의해야 한다. 부처 간 기득권, 이기주의가 아니라 문제가 된 시발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훌륭한 기술이 탄생할 수 있도록 중장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전자신문 35주년 특별기획]국회 상임위원장 인터뷰<1>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현 정부의 '슈퍼리치'와 '초대기업' 증세 방침은 국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리 경제규모는 GDP(국내총생산)로 봤을 때 11위 정도다. 경제선진국으로 볼 수 있다.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는 아니다. 이제 우리만의 경제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 경제흐름이나 트렌드를 살펴야 한다. 법인세나 소득도 이런 부분을 두고 고민해야 할 문제다. 법인세나 소득세 논란이 커진 뒤 정부의 강한 어조가 줄었다.

세율을 높이는데는 공론화가 필요하다.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우리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기업이 많다. 외국에서 법인세 인하하는 것을 보면 해외로 나간 자국 기업을 다시 돌아오게 하려는 부분에서 이뤄진다. 일자리 창출 부분에 있어서도 법인세를 어떻게 다뤄야 현명한 선택인지 판단해야 한다.

기업의 절반은 적자 등을 이유로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 작년만 30만곳인데 조세형평성도 논란이다. 세금을 내는 사람만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맞는지 점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근로소득세 면세비율도 46.8%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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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확장 재정을 하면서도 재정건전성 유지는 가능하다고 하지만 다른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보면 429조원이다. 올해에 비해 28조4000억원이 늘었다. 예산증가율이 7.6%다. 성장률을 4.5% 정도로 보는데 이보다 높다. 우려스럽지만 확장 재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예산을 어디에 투입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한다지만 포퓰리즘 일자리가 아닌가 싶다. 공무원과 공기업 채용 숫자 늘리는 것은 미래세대 청년에게 크나큰 부담을 준다. 민간 산업을 활성화시켜 세금을 더 낼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

-규제프리존 특별법이 계류돼 있다. 여야 모두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방법론에서 이견이 있는 것인가.

▲여당 내에서도 규제프리존 특별법 통과 여론이 있다. 좋은 일자리와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선행돼야 하는 것이 규제 완화다. 14개 시·도에 적용되는 이 법안이 빨리 통과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통과되면 수십만개 양질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세금이 투입되지 않는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다. 올바른 정책방향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이 통과되길 기대한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이야기로 기재위가 뜨겁다.

▲담배 세금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4년에 7조원이었던 담배세가 2015년 인상 후 10조5000억원, 2016년 12조원, 올해는 벌써 15조원이 넘었다. 세금을 엄청나게 걷는다. 국민건강증진이 목적이라고 세금을 매긴다.

정부가 진정 국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있는 궐련형 담배에 세금을 더 매기는 것은 이치적으로 맞지 않다. 스위스는 일반담배의 21%, 그리스는 35%, 독일과 일본은 각각 27%, 30%를 매긴다. 우리는 52%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 부분에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증세부분은 좀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유해성을 조사하고 있으나, 영국이나 이탈리아는 논문이나 보고서가 이미 나와있다. 일반 담배에 비해 90~95% 덜 해롭다는 것이다. 세금이 필요하면 차라리 그렇다고 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세수확보가 먼저인지, 국민건강이 먼저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제2의 담배세 인상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자신문 35주년 특별기획]국회 상임위원장 인터뷰<1>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

-부동산 정책과 문재인케어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은데 어떻게 평가하나.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부동산 정책이 경기를 위축시키고 공급도 위축시킨다. 오히려 가격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우려 목소리도 있다. 부동산 정책은 좀더 자율성을 갖고 국민이 안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유세 부분도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집 1~2채를 마련하는데 지나친 규제를 가하는 것보단, 수십개 집을 가진 사람의 보유세를 통해 투기 형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먼저다.

국민건강보험 확장도 결국 한켠에선 국민이 부담해야할 보험금이 늘어난다는 말이다. 급진적 정책이 되지 않도록 우리 국민이 감당할 만큼 사회적 합의와 동의를 얻어가며 보장해야 한다. 과도하게 보험료가 인상되면 국민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급여부분이 확대되는 것은 좋은 신호다. 그러나 지나치게 확대되면 세금이 투입된다. 국민이 부담스러워할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을 잘 조정해야 한다.

정리=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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