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창업 스타트업 전용 M&A 장터 열린다

기술창업 스타트업을 위한 인수합병(M&A) 전용 장터가 열린다.

그동안 한계기업에 국한됐던 국내 M&A 시장을 초기 창업기업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다. 연말부터 우수 M&A 자문기관 선정, 매수·도 대상 기업 정보 확대 등 M&A 시장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이뤄질 전망이다.

9일 중소벤처기업 M&A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캐피탈협회는 올해 중으로 기술창업 스타트업 전용 M&A 거래정보망을 구축한다. 기존 거래정보망에 기술창업 스타트업 전용 메뉴를 신설하고 우수 자문기관과 지원센터가 유망 M&A 희망 기업을 발굴하는 형태다.

기술창업 스타트업 전용 장터 뿐만 아니라 우수 M&A 자문기관과 지원센터를 선정해 우수 기업을 추천하고 기술창업 스타트업에 대한 기업가치 정보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매년 M&A에 대한 관심은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대부분 재무구조가 취약한 한계기업에 집중됐다”면서 “기술 기반 초기기업에 대한 M&A 활성화를 위한 기본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그동안 투자업계에서는 M&A시장에 대한 기본 정보 조차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현재 M&A 거래정보망에 등록된 3500여개 기업에 대해서도 업종, 희망매도가 정도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기본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M&A 매물은 회계법인 또는 외국계 증권사가 독식하고 있어 접근이 어렵고, 중소형 매물은 소규모 부티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다소 신뢰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상 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M&A는 크게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국내 M&A 시장이 성장 동력 확보보다 지배구조 개편 또는 구조조정에 집중됐던 것도 문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13조10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M&A 시장은 2015년 96조2000억원으로 15년간 7년간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제일모직-삼성물산, SK C&C-SK 등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관련 초대형 거래에 따른 결과다.

일부 소수 초대형 거래를 제외하면 대다수 국내 M&A는 100억원대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100억원대 소규모 M&A 대상 기업 대부분은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계기업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그간 M&A 관련 사업이 각 지원기관으로 흩어져 있어 초기 정보 수집과정에서 필수 정보를 취합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면서 “기술창업 스타트업을 위한 전용 M&A 시장 구축과 함께 M&A 거래정보망 전체를 고도화시켜 다양한 정보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기 창업기업들은 단순 시장 개설만으로는 M&A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의 M&A 지원 정책 대부분이 창업 3년 이후 벤처기업에만 집중돼 있다”면서 “벤처캐피탈협회 뿐 아니라 증권사와 회계법인 등 다양한 금융영역에서 M&A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창업 스타트업 전용 M&A 장터 열린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