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SNS가 부른 화(禍) '더 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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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서클' 포스터.
<영화 '더 서클' 포스터.>

'더 서클'은 개인 일상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사생활을 침해하고, 감시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던 주인공 메이는 세계 최대 SNS 기업 서클에 입사한다. 에이몬 서클 최고경영자(CEO) 목표는 개인 경험을 타인과 공유함으로써 비밀 없는 투명한 사회를 만다는 것이다. 서클에서 비밀은 곧, 거짓이다. '사생활을 왜 감춰야하는가?'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에이몬 CEO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개인 일상을 24시간 생중계하는 '씨체인지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메이는 결국 에이몬 CEO 철학에 매료돼 씨체인지 프로그램에 자원, 24시간 사생활을 SNS에 공개하면서 단숨에 스타로 떠오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SNS 등장하는 모든 것이 시청자 관심 대상이 되면서 메이 주변사람까지 인신공격을 받게 된다. 결국 메이는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소중한 친구를 잃으면서 SNS 위험성을 절실히 깨닫는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세계 SNS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하지만 너무 잦은 SNS 이용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고, 인간 삶에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더 서클 씨체인지 프로그램에 자원한 메이는 24시간 사생활을 SNS에 공유한다.
<더 서클 씨체인지 프로그램에 자원한 메이는 24시간 사생활을 SNS에 공유한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한 연구팀은 1000명 실험자를 무작위 두 집단으로 나눈 후 한쪽 집단에는 매일 SNS를 이용하게 했고, 다른 한쪽 집단에는 1주일 동일 SNS를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 그 결과 SNS를 매일 이용한 집단은 삶의 만족도와 긍정 감정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두 번째 집단에서는 삶의 만족도가 상승하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진행한 비슷한 실험에서도 SNS 이용 집단 우울증 발병률은 비(非) 이용자 집단보다 2.7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주요 11개 SNS를 하루에 수십 번 이상 들여다보는 세계 인구는 약 1억 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SNS 중독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무엇이든 과하면 화(禍)를 불러일으키는 법. SNS를 적당히 활용하면 정신건강은 물론, 수명 연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연구팀은 SNS 이용자가 비(非) 이용자보다 사망 위험률이 12% 낮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SNS 활동이 오프라인 활동을 일부 보완해주면서 이용자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SNS를 현실세계 활동 '대체'가 아닌 '강화' 목적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는 게 중요 포인트”라고 말했다.

1998년 개봉된 영화 '트루먼 쇼'와 '더 서클'은 사생활이 24시간 공개됨에 따라 개인 삶이 피폐해지는 모습을 담아했다는 점이 동일하지만, 그 결정을 누가했느냐는 점이 확연히 다르다. 사생활 침해가 '참여', '소통'이라는 긍정 단어로 포장되면서 SNS 이용자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가 누군가의 댓글 하나로 사실이 되고, 때론 마녀사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스턴트 메시지에 익숙해지면서 타인과 만남·대화가 두려움으로 바뀌진 않았는지, SNS 공간에 갇혀 삶의 방식이 바뀌진 않았는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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