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주한 서울대의대 의료정보학 교수

[이사람]김주한 서울대의대 의료정보학 교수

“현재는 의료체계가 병원 등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미래에는 환자(소비자) 주도형 의료 혁신이 이뤄질 것입니다.”

김주한 서울대의대 정보의학 교수는 미래 헬스케어 산업 선구자다. 그는 “BT와 IT, 의학 분야를 융합해 미래 예측 의학 시대를 열기 위해 개개인 맞춤형 디지털 의료 분신 시대가 열린다”고 말했다.

미래 헬스케어 산업은 기존 치료 중심 질병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이동한다. 개개인 맞춤형 의료도 각광받는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이 의료와 융합하며 산업 간 경계도 허물어진다. 이제는 제약·바이오 업체뿐 아니라 구글·애플·삼성·우버·아마존 등 공룡 기업이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든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개인 건강정보를 관리하는 서비스가 생활 곳곳으로 들어와 있다. 헬스케어와 접목되면서 산업 간 경계는 급격히 모호해진다.

김 교수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환자가 병원이나 정부가 보유한 의료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블루버튼 이니셔티브'를 적용했다”며 “한국도 환자의 알 권리를 위해 진료정보를 제공하도록 블루버튼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공급자 주도형 의료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의료체계는 1000병상 이상 대형병원에서 CT, MRI, 로봇수술 장비 등 고가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환자를 맞이한다. 김 교수는 “거대 시설과 장비를 갖춘 대형병원에서 공장식 컨베이어벨트에 환자를 두고 기계적으로 치료 순서를 기다리는 시대는 지나간다”며 “환자가 병원에 직접 방문하는 후진적 방식을 넘어서서 의료가 환자 곁으로 다가오는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환자 중심 양방향 의료 네트워크가 이뤄져야 한다. 미국에서는 힐(Heal), 페이저(Pager) 등 업체가 100달러를 지불하면 스마트폰으로 의사가 찾아가는 왕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교수는 “미래에는 의사가 환자 집으로 진료를 하는 왕진방식이 보편화될 것”이라며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산업체계를 흔드는 업체가 헬스케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헬스케어 시장에 자율주행차 관련 기업, IT기업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 활용 초음파 등의 의료기기 경량화도 한 예시”라며 “머지않아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병원이 환자를 방문하는 시대에 맞춰 한국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는 개인이 자신의 '헬스아바타'를 통해 건강관리를 한다. 김 교수는 “잠들거나 일에 몰두하는 시간에도 자신의 건강을 돌보게 될 것”이라며 “의사, 간호사, 관리자 등 역할을 수행하는 아바타들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개발 환경으로서 '헬스아바타 플랫폼'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료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미국 등에서 현실화되고 있다”며 “우리도 현실에 맞게 법을 개정해 진료실 밖 진료를 허가하는 방식으로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