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전자 세계 표준 선도 계기 잡았다

강병구 국가기술표준원 표준정책국장.
강병구 국가기술표준원 표준정책국장.

우리나라가 세계 전기전자 표준 개발과 적합성 평가 등 국제 협력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제82차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총회'를 앞두고 최고 의결 기구인 이사회(CB) 임원 선출에 이어 상임이사국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강병구 국가기술표준원 표준정책국장은 “우리나라가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81차 IEC 총회에서 CB와 표준화관리이사회(SMB) 임원에 선출된 것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훌륭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18일 말했다.

강 국장은 IEC 내에서 표준 정책과 전략을 논의하는 최고 의결기구인 CB 임원에 선출됐다. 한진규 삼성전자 그룹장은 SMB 임원에 당선됐다. 이는 IEC가 우리나라 전기전자 산업 위상과 표준 역량을 공인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성과에 더해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제82차 총회를 계기로 IEC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린다. 현재 IEC 상임이사국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중국 등 6개국이다. 상임이사국이 되면 IEC 산하 각종 이사회에 당연직으로 참여할 수 있다. 3년 간 비상임 임원 임기 만료에 맞춰 선출직에 도전해야 하는 부담이 사라진다. IEC 산하 이사회는 SMB를 비롯해 시장전략이사회(MSB), 적합성평가이사회(CAB) 등이다.

강 국장은 “IEC 상임이사국이 되려면 기술위원회(TC/SC) 개최 건수 등 각종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내년 부산총회에서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기존 상임이사국들도 우리나라가 전기전자 산업 위상과 표준 역량에 맞게 IEC 상임이사국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국가기술표준원은 IEC 내에서 우리나라 위상 강화를 위해 내년 10월 부산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부산 IEC 총회는 지금까지 접수된 92개 기술위원회만으로 역대 세 번째 규모가 될 전망이다. 국제 표준 전문가 3000여명이 부산에 집결한다.

강 국장은 “지난 블라디보스토크 총회에 마련한 부산총회 홍보부스에 각국 표준 전문가들이 큰 관심을 표명했다”며 “전기전자 표준 선도그룹 진입을 위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국제표준화 설명회와 컨설팅 프로그램 등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