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로 전기 만든다'...에너지연, 초임계 이산화탄소발전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고온·고압의 이산화탄소로 터빈을 구동, 전기를 얻는 새로운 발전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곽병성)은 백영진 열에너지시스템연구실장 연구팀이 '축류형 터빈 기반의 초임계이산화탄소발전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에너지연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축류형 초임계 이산화탄소 터빈 발전기의 모습
에너지연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축류형 초임계 이산화탄소 터빈 발전기의 모습

연구팀이 개발한 발전 기술은 초임계 상태의 고온·고압 이산화환소로 터빈을 구동한다. 수증기를 이용한 기존 발전 방법보다 효율이 2~5% 높다.

우리나라의 모든 증기발전소에 적용하면 1000메가와트(㎿e)급 원자력발전소 5기를 늘리는 효과를 낸다. 전기 요금을 5~15%까지 줄일 수 있다. 석탄 등 화석연료 에너지원 소비를 줄여 미세먼지, 온실가스도 저감할 수 있다.

기술의 핵심은 축류형 터빈이다. 축류형 터빈은 구동 유체가 회전축 방향으로 유입·유출되는 방식이다. 유체가 반경 방향으로 유입돼 축 방향으로 나가는 '반경류형 터빈'보다 효율이 높다.

현재 대부분의 초임계 이산화탄소발전 연구는 소형 반경류형 터빈 기술 개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의 높은 밀도로 축력이 지나치게 높아져서 부품 파손, 마찰 손실 등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터빈을 고정 노즐 안에서만 이산화탄소가 팽창하게 한 충동형으로 설계, 축력 저감에 성공했다. 밀봉 및 누설 관리 시스템을 도입, 마찰 손실도 줄였다. 또 시동부터 정지까지 자체 개발한 절차를 적용, 안정성을 높였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설비 대형화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에너지연은 오는 2019년까지 수백 킬로와트(㎾e)급 초임계이산화탄소발전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백영진 박사는 “초임계 이산화탄소발전 기술은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감축 등 글로벌 청정에너지 이슈에 대응하고, 신산업을 창출하는 미래 발전 핵심 기술”이라면서 “우리나라가 관련 분야에서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