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 "퀄컴의 애플 상대 中특허소송, 협상용"...침해금지명령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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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중국 법원에 애플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아이폰 생산·판매를 막는 침해금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고, 퀄컴은 이를 알고도 소송을 제기했으리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등에서 애플과 다투는 퀄컴이 침해금지란 무리수를 실제 기대하는 것은 아니고 향후 협상에서 우위에서 점하려고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 등에 근무하는 중국인 노동자 수십만명을 고려하면 법원도 침해금지처분을 내릴 이유가 없다.

[IP노믹스] "퀄컴의 애플 상대 中특허소송, 협상용"...침해금지명령 가능성 낮아

◇“침해금지명령 가능성 낮다”

로이터 등 외신은 최근 퀄컴이 자사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며 애플을 상대로 중국 베이징지식재산권법원에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금지처분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앞서 퀄컴은 애플이 포스터치 구현에 필요한 일반 특허 3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아이폰 대부분을 생산하는 중국에서 제품 제조가 중단되면 수출길이 막혀 타격이 크지만 사실 중국 정부 입장도 중요하다. 법원이 이번 사건에서 퀄컴 요청대로 침해금지를 명령하면 폭스콘 등 아이폰 제조사에 근무하는 자국민 일자리 수십만개가 날아가기 때문이다.

김민철 변리사(명신)는 “중국 현지 언론은 애플 대변인 말을 인용해 중국인 일자리 때문에 법원에서 침해금지명령이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고 전했다.

베이징 소재 변호사들은 특허매체 아이에이엠(IAM)에 베이징법원은 애플-퀄컴 표준특허 분쟁도 아직 결론내리지 않았고, 이제껏 접수한 다른 사건도 밀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퀄컴이 신속한 공판 진행과 침해금지를 원했다면 다른 법원을 택했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 인민대회당
<중국 인민대회당>

◇“퀄컴, 지렛대 확보용”

결국 목적은 협상용 지렛대 확보다.

퀄컴은 앞으로 수년이 걸릴 중국 특허 분쟁을 무기로 세계 전역에서 애플을 압박할 수 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폰 비중이 절대적인 애플에 중국 특허 분쟁은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퀄컴 출신 에릭 로빈슨 베이징이스트IP 이사는 “퀄컴은 마음만 먹으면 애플 제조망을 완전히 묶을 수 있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퀄컴이 미국에서 애플과 벌이는 분쟁에서도 유리한 상황을 점했다고 보긴 어렵다. 1월 애플이 퀄컴에 반독점소송을 제기한 뒤 특허료 수십억달러 지급을 미루자, 퀄컴은 특허료를 강제 부과하는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거절했다. 퀄컴은 반소 차원에서 7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애플을 특허 6건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주요국 규제 당국이 부과한 막대한 벌금도 퀄컴에 무거운 짐이다. 중국(2015년)과 한국(2016년)에서 각각 1조원, 얼마 전에는 대만에서도 과징금 8800억원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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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법원, 화해 권고할지도”

당장 애플은 이번 사건 맞대응 차원에서 중국 법원에 퀄컴을 상대로 또다시 부정경쟁 또는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는 퀄컴이 이번에 사용한 특허에 무효심판을 청구해 특허 유효성을 따지는 것도 가능하다. 무효심판이 진행되면 베이징법원에 접수된 소송 공판도 지연된다.

베이징법원은 특허권자 승률(82%)이 높지만 최종 판결까지 이어지는 사건이 일부에 불과할 정도로 합의 종결이 흔하다. 특히 베이징법원에 퀄컴과 애플이 서로 당사자인 사건이 여럿이어서 법원 판사들이 양측을 압박할 수단도 많다. 법원이 화해를 권고하리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로이터는 특허권자가 협상 지렛대를 확보할 목적으로 침해금지청구를 사용하지만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법원 결론이 나올 즈음이면 분쟁 대상 제품이 이미 구형이 됐거나 피고 업체가 해당 특허를 비껴간 새 제품을 출시할 수 있어서다.

<용어설명>

침해금지처분=법원이 특허 침해자에게 내리는 벌칙 중 하나다. 대체로 특허권자는 과거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과 향후 침해를 막는 금지처분을 법원에 요청한다. 특허 침해가 확인되면 법원은 침해자에게 특허 침해품 생산·판매·사용을 금지하는 금지처분을 명령할 수 있다. 적정 실시료를 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표준필수특허보다는 일반 특허 분쟁에서 자주 접하는 벌칙이다. 퀄컴이 이번 소송에 사용한 특허는 모두 일반 특허다. 최근 판례에 의하면 표준필수특허로 금지처분을 요청하면 특허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 참고로 가처분은 침해 여부에 대한 본안 소송이 종결되기 전 법원이 내리는 금지처분이다. 본안 소송에서 특허가 무효로 돌아가거나 특허를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 침해피의자는 큰 피해를 입는다. 따라서 법원은 특허권자 가처분 요청을 신중히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상세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www.ipnomic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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