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 '브랜드'에 답이 있다

[기고]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 '브랜드'에 답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으로 불리는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기술 융합 시대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와 같은 혁신 신기술을 초연결성·초지능화로 융합해 산업 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미래 기술 혁신을 상징하는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의 산업혁명과 달리 우리 삶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산업혁명부터 3차 산업혁명까지는 사회나 경제에 명확한 구조 변화를 가져왔다면 4차 산업혁명은 아직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불확실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고, 노력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스마트카로 대표되는 자동차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스마트카는 전자, 제어, 통신 기술을 차량에 접목시켜서 운전자에게 안전성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진보된 자동차를 말한다. 가까운 미래 사람들은 모바일 기기로 연결된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것이다. AI로 고도화된 센서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는 도로의 위험성을 스스로 분석,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카는 AI, 로봇공학, IoT, 3D프린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스마트팩토리 등을 통한 제조업 기술 혁신도 자동차 생산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마트카 시대에 자동차 기업은 정보기술(IT) 기업과 폭넓은 기술 교류로 다양한 플랫폼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쇄형의 자동차 산업이 개방형 혁신 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완성차는 물론 다양한 전자·IT 기업도 스마트카 시장에 진출하면서 자동차는 하나의 모빌리티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IT 기업의 자동차 산업 진출은 차량에 단순히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한 수준을 넘어 산업의 구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하드웨어(HW) 중심의 단순 이동 수단에서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한 소프트웨어(SW)로 진화하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기술 격차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인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될수록 소비자는 자동차라는 제품이 주는 이미지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 및 내용, 즉 브랜드를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미칠 충성도 높은 브랜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선진 자동차 기업은 기술 혁신을 넘어 프리미엄·성능·친환경 등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킬 세분화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고성능, 고연비, 친환경 등 다양한 관련 기술을 고도화한 기술 융합을 브랜드 전략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독일이 지금까지 수많은 명차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비결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 정신을 계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선 기술을 남보다 먼저 도입했기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 기업 사례처럼 고품질을 바탕으로 전통이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산업 발전 역사가 다소 짧은 한국 자동차 업계에 여전히 큰 과제다.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빠른 시간 안에 대중 브랜드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중 브랜드라는 한계에 부닥치면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더이상 품질과 기술력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된 승부를 펼칠 수 없다. 프리미엄, 고성능, 친환경을 주축으로 한 독립된 브랜드 전략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양지우 레브 대표 info@rev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