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도시통합형 관제시스템 구축과 효율 활용

[리더스포럼]도시통합형 관제시스템 구축과 효율 활용

전국에 폐쇄회로(CC)TV 네트워크가 연결됐다. 길거리에서 잃은 손자 등록금을 찾아주기도 하고, 성 폭력범을 탐색하거나 차량사고 원인을 분석하는 데도 이용된다.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여러 곳의 카메라가 내 모습을 찍어 기록한다. 이제 우리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CCTV 망을 떠나서는 살 수 없게 됐다.

도시통합형 CCTV 관제 시스템은 연쇄 살인범 유영철과 강호순의 끔찍한 사건을 계기로 2010년부터 전국 230여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공공 망이다. 하드웨어(HW), 솔루션, 기반 시설, 공간 구조로 구성된다. 공공 부문 영상 정보 운영 관리로 생활 안전, 사회 안전, 시설 관리를 비롯해 이와 연계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 영상 관리의 핵심 요소는 영상관리장치(VMS)다. 이는 영상에서 주요 객체를 인식하기 위해 전 처리 기술을 이용하며, 이미지나 문자 등 특징을 분석해서 다양한 서비스 형태로 발현된다. IP 네트워크로 장거리 전송 시에도 데이터 손실이 적고, 영상 확인과 편집·복원 등이 용이하며, 다양한 카메라를 사용하더라도 통합 관리를 할 수 있다.

안면 인식이나 사회 약자 보호 시스템은 영상 내 안면을 인식하고 실시간으로 해당자를 식별, 치매환자나 어린이를 보호할 수 있다. 영상 속 차량 번호를 인식해서 범죄 차량, 체납 차량 데이터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필요 차량을 식별하기도 한다.

이런 특수성으로 인해 매년 CCTV 설치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모니터링하는 관제 요원 증원은 더디고, 대다수 육안에 의한 관제 업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CCTV 서버 지속 증설, 장비 증가, 특정 HW 종속, 오·경보에 따르는 신뢰 미흡, 유지보수 전문성 요구, 사생활 침해 문제 등도 끊이지 않는 논란거리다.

정부가 올해 방범·교통 등 단절된 각종 정보 시스템을 연계·활용하는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기반 구축 사업'을 6개 지자체로 확대·보급하고 스마트시티 안전망 구축 '5대 서비스'도 병행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여기서 5대 연계 서비스는 112센터 긴급 영상 지원, 112·119 긴급 출동 지원, 긴급 재난 상황 지원, 사회 약자(어린이·치매노인 등) 지원이다.

이와 같은 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인식 오류, 성능 구현 미비 등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 이로써 시스템 불신이나 허탕 출동을 줄일 수 있다. 일회성 시범 사업을 지양하고 CCTV를 지자체 부서별로 각각 설치·운영함으로써 발생하는 비효율도 잡아야 한다. 국가 영상 정보 자원의 운영 관리 효율화를 위한 통합 기반 인프라를 구축해 관련 업무 수행을 효율화하고, 창구를 단일화해 주민 중심 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한다.

다음은 가상화 솔루션 구축과 개방형 운용체계(OS) 적용이다. 각종 CCTV 카메라 증가에 따르는 영상 분배 저장 서버 증가와 유지비 증가를 극복하기 위해 가상화 서버를 도입하고, 특정한 OS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운영을 추구해야 한다. 이는 수십대의 영상 관리 서버를 소수의 가상화 서버로 관리할 수 있고, 많은 카메라를 수용하며, 특정 OS 라이선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주민 체감형 '스마트시티' 구축이다. 도시 계획·개발 단계부터 다양한 IoT 기반 기술(BcN, USN, RFID 등)을 적용, 도시 전체를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결해야 한다. 행정, 교통, 방범, 방재, 환경, 지하 매설물 등 개별 서비스를 상호 연계해 첨단 서비스 제공 및 관제 기능을 통합 수행함으로써 도시 제반 기능을 혁신시킬 수 있다.

마지막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나 개인영상정보보호법 제정의 효과 높은 추진이다. 우리는 24시간 드론, 블랙박스, 스마트글라스 같은 웨어러블 이동형 영상 정보 기기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사생활을 보호하는 개인 정보 보호와 이에 맞서 효과 높은 활용이 균형을 맺는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최명선 전 KAIST 교수 sun21@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