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 핵심…SW 테스팅 역할과 비전

박성호 소프트웨어테스팅협의회 회장ㅏ
박성호 소프트웨어테스팅협의회 회장ㅏ

외국어 회화 걱정 없이 해외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자동 번역 서비스, 주차를 스스로 하는 자동차, 운동량과 수면시간을 관리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등장했다. 기술 발달로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해 온 일들이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1~3차 산업혁명과의 차이를 먼저 생각해 보자.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발명으로 철도나 면사방적기 같은 기계를 만들어 냈다. 2차 산업혁명은 전력 공급으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생산 자동화와 정보화 시대를 열었다. 지금까지 산업혁명은 기존에 없던 혁신 기술로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4차 산업혁명은 이들 앞선 산업혁명과는 조금 차원이 다르다. 기존에 없던 것이 아니라 각 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되고 네트워크를 이용한 연결을 통해 발전한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네트워크 발달은 세계 정보의 실시간 교환을 가능하게 했다. 각종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부가 가치를 만들어 냈다. 이에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Convergence)과 연결(Network)이라 할 수 있다.

요즘 떠오르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 블록체인,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헬스케어 등은 기존 산업에 ICT를 더해 새로운 부가 가치를 만들어 내는 신산업 분야다. 산업의 성숙과 경쟁 심화로 성장 한계에 다다른 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서 더 큰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여기에도 분명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빠른 기술 발전과 시대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의 편의성과 기술 의존성이 높아질수록 서비스 오류 발생에 따른 피해도 이에 비례해 커질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SW)는 복잡하고 거대해질수록 오류 위험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SW 개발 단계에서부터 안전한 설계, 품질 관리, 철저한 SW 테스팅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눈을 뜨면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이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하기도 하고, 제대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던 쇼핑몰로부터 내가 쓴 돈의 몇 배가 되는 금액이 청구될 수도 있다.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료 관련 SW의 결함은 우리의 건강과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다.

내 집의 디지털 도어록이나 보안 시스템이 해킹 당했을 때 우리 안전은 누가 보장해 줄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이 융합되고 복잡해질수록 더욱 철저한 SW 품질 관리와 테스트가 필요하다.

아직 우리 기업과 사회가 SW 테스트를 바라보는 인식도는 낮은 편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기술의 안정성과 완결성 관련 제도와 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SW 개발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SW 테스팅에 대한 관심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개별 기업과 관련 업계만의 일이었다면 이제는 전 산업 분야와 민·관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걸쳐 SW 개발만큼이나 SW 테스트와 SW 품질을 중요시하는 인식이 확산돼야 하고, 법과 제도도 정비돼야 한다. 그래야만 SW 오류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의 발전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박성호 한국SW테스팅협의회장 shpark@wisewir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