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후방업계 깜짝 실적...연간 최대매출 예약

전기자동차와 전력저장장치(ESS) 등 이차전지 전방 시장이 성장하면서 소재·부품·장비 등 후방업계 실적도 수직 상승했다. 올해 최대 실적 경신도 잇따를 전망이다. 설비투자 확대로 장기 성장발판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15일 주요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 업체 3분기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분기 대부분 호실적을 거뒀다. 그 중에서도 소재와 장비 관련 업체 선전이 두드러졌다.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활물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엘앤에프는 지난 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64.5% 증가한 1157억원, 영업이익은 105.9% 늘어난 104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차전지용 리튬코발트산화물(LCO) 양극활물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코스모신소재는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224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을 뛰어넘었다.

음극재 업체 포스코켐텍은 매출이 307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이차전지 음극집전체로 쓰이는 일렉포일 제조사 일진머티리얼즈는 작년 동기 대비 32.9% 성장한 1244억원 매출과 125.7% 늘어난 14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LG화학이 '인터배터리 2017'에 참가해 자동차 배터리와 와이어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이 '인터배터리 2017'에 참가해 자동차 배터리와 와이어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이차전지 전해질 첨가제(LiPE6)를 생산하는 후성은 매출이 658억원으로 작년 대비 28.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작년 대비 3.2% 늘었다.

장비·부품 업계도 실적 호조를 보였다.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용 가공장비를 만드는 피엔티는 지난 분기 매출이 19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4.3% 늘고, 영업이익도 20억원으로 36.8%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3분기 연결 기준 수주 잔고가 187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다시 경신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차전지 활성화 공정 장비와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피앤이솔루션은 3분기 매출액이 18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302.9% 급증하며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회사는 전기차 시장 수혜로 올해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삼성SDI가 올해 인터배터리 2017 행사에서 선보인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올해 인터배터리 2017 행사에서 선보인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사진=삼성SDI)

전해액 누수방지 게스킷과 인슐레이터를 생산하는 상아프론테크는 지난 분기 매출이 41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5% 늘었다. 이차전지 조립공정과 활성화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디에이테크놀로지도 지난 분기 매출이 264억원으로 작년 대비 11.4% 늘었다.

이차전지 업계 전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전기차와 ESS용 이차전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자동차 판매의무화 제도가 확대되면서 배터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16년 301만대 규모에서 2020년 63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도 2016년 90억4000만달러에서 2020년 182억4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글로벌 시장은 올해 9월 누적으로 작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77만대를 기록했다”며 “향후 각국 연비규제 강화와 전기차 의무 생산제 시행 및 전기차 보조금 지원 등으로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