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형 무선충전 업체들 '고난의 세월'...시장 개화 늦어 '버티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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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형 무선충전기 개발업계가 '고난의 세월'을 겪고 있다. 시장 개화 시기가 계속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진형 무선충전이란 충전기와 전자기기가 수 ㎝ 떨어져 있어도 충전할 수 있는 방식이다. 충전판 한 대에 여러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편리하다. 충전판과 전자기기가 맞붙어야만 충전이 작동하는 유도형 무선충전과 달리 비접촉 충전 방식으로 부른다. 기술 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편리성이 높아서 차세대 유망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전자기기 업계가 공진형 무선충전을 아직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년간 고정 매출이 없다. 반면에 유도형 무선충전은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채택하고 있고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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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충전 업계 한 관계자는 “공진형 무선충전은 미래 기술로 각광받고 있지만 시장 개화 속도가 계속 늦어지면서 대다수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대량 공급건은 없고 일부 기업과 선행 개발을 진행하는 수준으로 정규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진형 무선충전 방식은 유도형 충전에 비해 부품 단가가 배 이상 높다. 이 때문에 대량 생산으로 이어지기가 아직 쉽지 않다. 유도형에 비해 공진형 방식은 전자파 인체 유해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해 기술 검증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공진형 무선충전 인프라를 구축, 기술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초 화웨이와 메이주에서는 세계 최초 공진형 무선충전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공진형 무선충전 관련 특허를 확보하며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제품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첨단 기술을 주도하는 애플이 최근 무선충전 기술을 공개했음에도 여전히 시장이 눈에 띄게 크지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공진형 무선충전 제품이 나와도 당분간 공진형 시장은 정체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고사진> 애플 에어파워
<참고사진> 애플 에어파워

국내 중소 업체는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다. 공진형 무선충전 시장이 본격 커지기 전까지 다른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거나 선행 개발에 집중해 차후 시장을 노린다.

공진형 무선충전 방식을 개발하는 모 업체는 전기차 충전 부품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스마트폰 공진형 무선충전 시장보다 전기차 충전 부품 사업이 시장성이 더 높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공진형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개발 비용을 벌고 지속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선 현재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대다수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