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제조업에 디지털 매뉴팩처링 적용해야 할 이유

[ET단상]제조업에 디지털 매뉴팩처링 적용해야 할 이유

'가상과 현실이 하나로 돼 가고 있다.'

지난 11월 7~8일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 '경험 시대의 제조' 콘퍼런스에 다녀왔다. '매뉴팩처링의 미래'를 주제로 제조업의 최신 트렌드와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서 글로벌 기업이 어떻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지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오랜 시간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축적한 선진 수준의 제조 기술을 이제는 새로운 디지털 매뉴팩처링으로 접근, 수십 년 경험과 노하우 없이도 이른 시간 내에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시대가 됐다. 생산 계획에서 일정 및 현장 관리까지 시스템 통합 관리를 통해 자동화시켜 나가는 과정도 소프트웨어(SW) 데모 시연으로 볼 수 있었다.

철강회사 탕스틸, 화웨이, 철도회사 CRRC 등 사례는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의 제조 기업을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중국 정부 개발 계획 아래 2025년까지 제조 강국으로 성장하고, 다음 10년은 세계의 제조업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운 뒤 지난 2년여 동안 이를 추진해 온 내용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 매뉴팩처링의 미래 관심도 많았지만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자세나 각오가 더 눈에 들어왔다.

행사장은 30~40대 중국 젊은이들로 붐볐고, 세미나장에서는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세미나를 들어야 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진지한 모습으로 세미나를 듣는 모습과 각 세션이 마치고 나면 쏟아지는 많은 질문으로 그들의 관심과 열의를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가 새로운 제품 개발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반면에 중국 제조 기업은 경험 부족을 솔루션을 이용한 디지털 매뉴팩처링으로 메움으로써 3D 설계, 시뮬레이션, 모크업(실물 모형)에 이르는 개발 전 과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긴장해야 하는 대목이다.

이제 생산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된 시장에서 제조 기업의 디지털 매뉴팩처링은 더더욱 중요성을 더해 가고 있음이 절감된다. 디지털 매뉴팩처링은 소비자에게 최적의 대응 방안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자신감과 한국의 위기감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었다. 중국 정부 주도의 체계를 갖춘 강력한 개발 계획을 각 기업이 적극 수용하고 따라가는 모습에 부러움을 느꼈다면 구시대 발상일까. 그러나 이는 정부와 정책에 대한 기업의 믿음 및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무섭게 성장하고 있고 특정 분야는 이미 우리나라를 앞서 가는 현 시점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기업의 윤리성은 모니터링하고 잘못된 점은 시정하되 정말 현실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이 수립돼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제조업 혁신3.0의 일환으로 정부 지원 아래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조 기업의 미래 계획이 구체화되고, 변화 줄기에서 경제 성장의 기반인 제조,기업의 디지털 매뉴팩처링에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특히 이공계 인력 양성, 양질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등 현실에 맞는 정책을 통해 젊은 엔지니어·개발자들의 더 많은 도전으로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디지털 매뉴팩처링 기술 수준에 이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다쏘시스템의 베르나르 샬레 회장이 강조한 말이 있다.

“가상과 현실이 하나로 돼 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 제조 기업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너무나 많다는 생각이 든다.

김갑산 이즈파크 대표 kskim@ispar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