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에 첫 '제로에너지 공동주택'…文 "에너지의 새로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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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원구 '에너지 제로주택(EZ하우스)'에 입주하는 주민들의 이구동성이다. 노원 EZ하우스는 화석연료로 만든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냉·난방비가 '제로(0)'인 국내 첫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이다. 단열 성능을 극대화하고 태양열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화석연료 사용 없이 냉난방·온수·조명·환기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2009년 기준 주택 대비 가구당 연간 약 97만원의 에너지 사용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와 노원구는 7일 서울시 노원구 에너지 제로주택에서 '노원 제로에너지 실증단지 오픈하우스 행사'를 개최했다.

EZ하우스는 기후변화 문제 대응을 위해 정부가 육성하는 에너지 자립주택이다. 국토교통부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로 추진, 서울시·노원구·명지대 산학협력단(명지대, KCC, 서울주택도시공사)이 참여해 건설한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공동주택 실증단지다.

정부는 아파트와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전용면적 39㎡~59㎡, 총 121세대 규모 임대주택 단지에 냉방과 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 5대 에너지 제로화를 목표로 총 493억원을 투입했다. 일반 건축비 252억원과 R&D 비용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건물일체형 태양광
건물일체형 태양광

이 주택은 주택 내·외부에 외단열, 고기밀구조, 3중 로이유리, 외부 블라인드 등 단열 성능을 극대화하는 패시브 설계 기술을 적용해 약 61%의 에너지 요구량을 절감했다. 열 회수형 환기장치, 최적 제어설비 등 고효율 설비 활용으로 약 13% 에너지를 추가로 절감했다. 동시에 태양광 전지판, 지열 히트펌프 등의 재생에너지 기술을 통해 약 33% 에너지를 생산한다.

주민들은 각 세대별로 취사 및 가전제품에 대한 전기에너지와 단지 내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공용부분에 대한 전기에너지 비용으로 월 2만7000원 정도만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오픈하우스 행사에 참여한 문재인 대통령은 현장을 불러본 뒤 “그동안 에너지제로 주택이 개별 주택 차원에서는 있었지만 이렇게 규모 있는 아파트단지 차원에서는 정말 처음이 아닌가 싶다”며 “특히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설계 및 자재를 거의 100% 국산화했고, 여기에 태양광 발전도 100% 국내 기술로 건설된 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업이 정부 부처간 협업 모델로 탄생한 데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서 국토부와 산자부가 서로 협업하고 또 지자체와 명지대 등 산학협력 차원에서 R&D도 함께 했다”며 “정부, 지자체, 대학, 지역주민이 힘을 모아 에너지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갔다는 데 아주 뜻깊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원에 첫 '제로에너지 공동주택'…文 "에너지의 새로운 미래"

정부는 이번 제로에너지 실증단지를 통해 에너지 의무절감률을 2025년 100%로 확대하는 '제로에너지 주택 공급 목표' 실현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에너지 의무절감률은 공동주택을 새로 지을 때 반드시 절감해야 하는 에너지 수준이다. 2009년 15%를 시작으로 2017년 60%까지 확대됐다.

대기열 히트펌프
대기열 히트펌프

현재 EZ하우스에 적용된 기술을 일반 아파트 건설에 적용해 5대 분야 에너지사용 비용을 없애기 위해서는 건축비가 30% 정도 더 비싸진다. 정부는 자재비를 낮출 수 있는 방법 등을 2025년까지 개발해 제로에너지아파트도 일반 아파트 건축비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25년 새로 짓는 모든 공동주택에서 EZ하우스처럼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겨울철은 20도, 여름철은 26도로 항온 상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모의실험을 한 결과 2009년 기준 주택 대비 연간 1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난방 비용 부담이 없어 항상 쾌적한 온도에서 주거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기 또한 비용 부담 없이 중앙장치 내 헤파 필터가 미세먼지를 제거해 한층 개선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노원 EZ하우스는 신혼부부 100세대, 고령자 12세대, 협동조합세대, 모니터링 세대 등 총 121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 시내 지하철 역세권에 위치하면서도 월 13만7230~20만7760원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최대 임대보증금 기준)로 제공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구개발을 통해 제로에너지주택 최적화 모델을 실증한 노원 'EZ하우스'가 향후 2025년 제로에너지 주택이 실현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에너지 성능과 쾌적성 등을 검증하고, 제로에너지 주택이 보급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