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립대 한국인 교수, 땀으로 작동하는 배터리 개발

한국인 교수가 땀으로 구동할 수 있는 섬유 형태의 바이오 배터리를 개발했다. 구부리거나 늘릴 수 있어 앞으로 각종 웨어러블 기기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살아 있는 미생물에서 에너지를 확보하는 미생물 연료전지(MFC) 연구는 최근 연구가 가장 활발한 분야다.

최석현 미국 뉴욕주립 빙엄턴대 교수 연구팀은 박테리아로 작동하는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섬유 형태의 미생물 연료전지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최근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에 실렸다.

이 배터리는 박테리아를 통해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켜 전력을 생산한다. 인체에서 생성되는 땀이 미생물 연료전지 동력으로 작동한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디지털트렌드는 이번 연구가 신체에서 데이터를 수집해서 전송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길을 열어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운동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티셔츠나 발걸음을 추적하는 양말 등 스마트 의류가 될 수 있다.

미국 뉴욕주립 빙햄튼대학교 최석흔 교수 연구팀은 박테리아로 작동하는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섬유 형태 미생물 연료 전지를 개발했다. (사진=빙햄튼대학교)
미국 뉴욕주립 빙햄튼대학교 최석흔 교수 연구팀은 박테리아로 작동하는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섬유 형태 미생물 연료 전지를 개발했다. (사진=빙햄튼대학교)

배터리 양극과 음극은 분리막 없이 단일한 챔버 안에 구성된다. 음극은 전도성과 친수성이 높은 소재로, 액체 상태의 박테리아 세포로부터 전기 반응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6.4μW/㎠ 최대 출력과 52μA/㎠의 전류 밀도를 확보했다. 이는 다른 유연한 종이 기반의 미생물 연료 전지와 유사한 수준이다. 또 늘리거나 구부리는 테스트에서도 배터리 작동이 안정되는 것을 확인했다.

미생물 연료 전지는 에너지 밀도는 크지 않지만 안정되고 수명이 길어 웨어러블 제품에 적합한 전력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보고 있다.

최 교수는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에 쉽게 통합되는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전자 제품 요구가 많다”면서 “지속 가능하고 재생 가능하며 환경 친화형의 소형 미생물 연료 전지는 유용한 에너지 기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전에도 타액으로 구동되는 종이 형태의 미생물 연료 전지 등 바이오 배터리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생물 기반 접이식 종이 배터리와 별 모양 배터리 디자인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