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재생에너지 공급비용 얼마나 낮아질까

[기고]재생에너지 공급비용 얼마나 낮아질까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 3020 계획' 등 굵직한 에너지 정책이 연달아 발표됐다. 우리나라 에너지 구조를 기존의 대규모 기저 전원 중심에서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산형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2016년 말 현재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량 비중은 2%가 채 되지 않는다. 2030년까지 계획대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48GW 규모의 태양광과 풍력설비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설치된 두 전원의 누적 용량이 7GW 정도니 앞으로 41GW를 더 설치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목표 수준이나 가능성에는 시각 차이가 있다. 입지나 설치 면적에 따른 공급 가능 규모, 타 전원에 비해 높은 공급 비용, 재생에너지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변동성 등 논란도 적지 않다.

모두 재생에너지 보급 현실의 장애 요인이자 공급 확대를 위해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재생에너지 공급 비용은 앞으로 얼마나 낮아질지, 타 전원과의 차이는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다.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도 공급 가격 하락 수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공급 비용은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가격 하락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태양광의 경우 ㎾h당 2006년 716.4원에서 2011년 436.5원으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입찰 가격은 181.6원으로 11년 동안 약 75% 떨어졌다.

공급 비용 하락은 시장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와 학습 효과 및 기술 발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기관 전망에 따르면 2030년에는 태양광 설치비가 대략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태양광 발전원가가 66%, 설치비는 4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태양광 설치비가 각각 50%, 56% 줄어들 것으로 봤다.

풍력도 마찬가지다. 육상풍력 공급 비용은 2030년까지 블룸버그가 28%, IRENA가 26%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인 LBNL은 43% 하락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대부분 외국기관 전망치가 재생에너지 공급 비용 하락을 예상하지만 우리나라 여건에서 어느 정도 가능할지는 짚어 봐야 할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공급 비용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일사량, 풍속 등 기후 조건에 따른 발전량은 물론 기기, 시공, 연계, 인허가, 토지, 운전 유지 등 세부 비용, 금융 조건과 같은 자금 조달 비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듈이나 풍력터빈 같은 시스템 가격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국제 추세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입지 제약이나 지형으로 인한 시공비 또는 토지 비용, 규제 여건에 따른 인허가 비용 등은 우리 현실 여건을 반영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요인을 감안해 재생에너지 공급 비용을 전망하면 태양광은 2030년에 현재보다 35%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외국기관 전망치에 비해 대략 10%포인트(P) 정도 낮은 수준이다. 공급 비용 하락 요인으로는 계속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모듈 가격과 보급 확대로 인한 시공비 등을 들 수 있다.

반면에 토지나 인허가 등 경직성 비용은 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계통 연계 비용 등 새로운 비용도 일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용 전망 시 보급 실적, 학습 효과 등 방법을 통해 가능한 한 우리 여건을 반영코자 했다.

풍력발전은 전망 대안에 따라 18∼3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재생에너지 공급 비용 하락을 위해서는 기자재 및 시공 표준화, 인허가 등 부대 비용 축소, 유휴 부지 확보, 계통 연계 확충, 금융 조건 개선 등 다각도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chrhee@ke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