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기회다.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등 기술 진보가 긍정 요인으로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삶은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삶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를 생각하면 복잡해진다. 기술 발전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바라보는 전문가의 견해와 전망도 혼재돼 있다.

칼 프레이, 마이클 오즈본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미국 근로자의 47%가 20년 안에 직업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에 매킨지 보고서 '자동화 기술의 일자리 효과'에 따르면 자동화 기술로 2030년까지 세계 일자리 4억개(15%)가 감소하지만 기술 혁신과 경제·사회 변화로 3억9000∼8억9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 일자리 수는 현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증가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미래는 알 수 없다. 낙관해서도 안 되지만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비관해서도 안 된다. 지금은 차분하고 담담하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빅데이터에서 일자리 변화를 살펴보면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일 △빅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 △분석된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일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이 용이하도록 수집한 자료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직업이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서로 달라 보이는 이질 영역을 융·복합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직업도 출현한다. 핀테크(ICT+금융), 헬스케어(의료+ICT)와 같이 2개 이상 영역을 조합한 새로운 업무가 나타난다. 여행객과 유휴 공간을 활용하고 싶은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에어비엔비는 수십만명에게 소규모 숙박업소 사장님이라는 부가 직업을 갖게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사업이 과거보다 용이해진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3D프린터가 있고, 크라우드펀딩 등 온라인을 통해 시제품이나 사업 기획안을 제시해서 투자할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눈앞에 다가온 변화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다가올 미래에 허둥대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은 필수다.

세 가지 질문을 해야 하고,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첫 번째 미래 직업은 어떻게 변할까. 두 번째 미래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세 번째 어떻게 그 역량을 기를 수 있을까.

하나같이 쉽지 않은 질문이다. 이의 답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경제·산업 구조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직업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요인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변화 요인이 현 직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검토해야 한다. 직업이 어떠한 직무로 이뤄져 있는지 자세하게 분석해야 하며, 해당 전문가들을 불러들여서 장시간 인터뷰와 조사를 추가해야 할지도 모른다.

정답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각종 조사, 인터뷰, 연구 등을 통해 미래를 사전에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가 도출될 수 있다.

이런 지난한 작업을 가장 효과 높게 할 수 있는 곳은 정부다. 미래를 주먹구구로 준비할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래 직업 변화 예측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생색내기의 단기 프로젝트로 끝내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한 저축이기 때문이다.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khj@ke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