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기획]이제는 바꾸자…혁신성장 발목 잡는 10개 산업별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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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규제혁신은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로 과감하고 창의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치로 내걸은 혁신성장 토대가 곧 규제개혁인 셈이다. 규제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과도한 규제는 성장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이에 본지는 혁신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산업별로 골라 점검해봤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CRISPR.(사진=전자신문DB)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CRISPR.(사진=전자신문DB)>

◇난치병 극복 '유전자 가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바이오 분야 규제 완화 목소리가 높다. 유전자 분야가 대표적이다. 유전자 가위는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만 골라내 편집하는 기술이다. 유전자 변이로 발생한 암, 에이즈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현행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체세포 대상 유전자 치료 연구는 제한적이다. '유전질환,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장애를 불러일으키는 질병'이면서 '현재 이용 가능한 치료법이 없거나 유전자 치료 효과가 다른 치료법과 비교해 우수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다양한 질환에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개인이 자유롭게 유전자 검사를 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질병 예측에 따른 치료 계획을 세우기도 어렵다.

현행법에는 민간 유전자 분석 영역을 피부, 미용, 비만, 당뇨 등 12개 검사항목으로 제한한다. 암, 심혈관질환 등 주요 질환에 대한 민간 유전체 분석 의뢰가 금지된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우월한 유전자만 골라 만드는 이른바 '맞춤형 아기' 탄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 때문에 과학계는 우선 인간 배아의 경우 연구 목적으로만 제한적으로 규제를 풀 것을 조언한다. 또 배아나 생식세포가 아닌 일반 세포는 난치병에 우선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생명윤리법은 만들어진 지 이미 10년이 지났다. 환자가 유전자 가위라는 혁신 기술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시대 상황에 맞게 관련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산업계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 고도화와 산업육성, 서비스 접근성 강화를 위해 질병 예측, 예방 영역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정보 규제 일원화

우리나라는 현재 개인정보를 3개 법으로 나눠 관리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전반적 사항을 다룬다. 온라인상 개인정보는 정보통신망법, 신용거래 시 개인정보는 신용정보법을 적용받아야 한다. 현재 한 부처 안에서도 여러 시행령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이 충돌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주무부처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여럿이라 부처 간 충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관련법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컨트롤타워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프트웨어(SW), 인터넷 등 산업발전을 위해 비식별화된 개인정보 사용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전반 사항을 포괄한다. 정보 주체 동의가 없으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없게 구성됐다.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에 걸림돌이다. 지난해 6월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으로 데이터 활용 숨통을 터놓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는 정보에서 개인을 식별하는 요소를 삭제·대체하는 방법으로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해 개인정보 활용을 돕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비정형 데이터 등으로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대상을 확대하려 한다.

그러나 지난달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KISA, 한국정보화진흥원, 금융보안원 등 비식별 전문기관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하면서 제동이 걸릴 위기다.

산업계는 개인정보 주체 권리는 강화하되, 개인정보 처리자가 빅데이터와 같은 신산업 분야에서 개인정보를 투명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 범위의 불명확성, 경직적 사전 동의제도로 인해 사실상 효율적 빅데이터 서비스가 곤란하다. 개인정보 전체 처리 과정에서 사전 동의(Opt-in) 방식을 취하고 있고, 정의도 보다 포괄적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개인정보 활용이 엄격히 법으로 규제되고 있다.

◇고준위 방폐장 제도 마련 시급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와 신재생에너지 전력 중개거래에 대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이와 관련한 법안이 이미 재작년 국회에 올라갔지만 아직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한 채 두 해를 넘겼다. 사안 모두 이번 정부 핵심 정책인 에너지 전환 추진을 위한 선결 과제다.

고준위 관리법은 당장 원전 운영 및 해체와 관련이 깊다.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고 포화가 다가오면서 이를 처분할 공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목표는 지난해 초 관련법을 통과시키고 고준위 처분장 선정을 위한 기초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정이 상당 부분 연기됐다. 원전 해체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6월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가 약 4년 뒤면 냉각된 핵연료를 반출하고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관련법과 함께 세부규칙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반출된 핵연료와 해체 시 발생되는 건설 폐자재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고준위 관리법 제정이 늦어질 경우 해체 부산물을 처리할 곳이 없어, 고리 1호기 해체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선 신재생 전력 중개거래가 논란이다. 소규모 신재생 사업자가 생산한 전력을 모아 하나의 커다란 자원으로 변환, 거래하는 새 사업 모델이지만 전통 전력계와 정치권으로부터 전력시장 개방 공세를 받고 있다.

2016년 말 시작하려 했던 시범사업은 법안 계류로 무제한 연기된 상태다. 사업자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결국 사업자가 직접 정부와 국회 설득 작업에 나섰다. 중개거래가 시장개방과 연관이 없다며 법안 별도 심사를 요청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3020 등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 같은 의지가 현실화되려면 신재생 전력의 거래시장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요금인가제 폐지·진입규제 완화

요금인가제는 통신 분야 대표 규제로 불린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요금을 마음대로 올리거나 큰 폭으로 내릴 수 없도록 사전에 정부 인가를 받는 제도다. 1991년 시행됐다.

하지만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통신 시장 환경은 이통 3사 경쟁구조로 정착됐다. 과도한 요금 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이런 가운데 인가제는 자유로운 요금제 출시만 어렵게 한다.

전문가들은 통신비 인하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요금인가제 폐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통신사 간 요금 경쟁이 치열해져 요금을 내릴 것이라는 논리다.

정부도 10년 넘게 논쟁을 벌인 끝에 요금인가제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모든 사업자에 신고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경쟁을 활성화해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도 20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은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요금인가제를 폐지하고 사업자의 요금제 신고 절차를 이용약관 서면 제출만으로 간소화하는 등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는 게 골자다.

이 의원은 정부규제를 최소화해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신규 사업자에 대한 진입규제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신규 이동통신사업자 허가 기준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 진입 규제를 완화한다. 기술 발전에 맞춰 새로운 네트워크 구축과 이를 지원할 규제개선이 필요하다는 고민에 따른 것이다.

현행 이통사 규제는 통신망 자체 설비를 보유한 기간통신사업자는 허가제가 적용되고, 알뜰폰과 같이 자체 설비 없이 망을 임대하는 '별정통신' 사업자는 등록제가 적용된다.

◇튜닝·LPG 규제, 車산업 발목

자동차 튜닝산업은 세계적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는 2012년 이후 정체돼 있다. 모호한 튜닝 허용 기준이 산업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

자동차 튜닝 핵심 영역으로 불리는 전자제어장치(ECU) 매핑이 대표적 예다. 자동차 내장 컴퓨터인 ECU 프로그램을 바꿔 차량을 고성능으로 만드는 고난도 작업이다. 우리나라는 ECU 매핑을 일반적으로 불허한다. 작업 후 경우에 따라 배기가스가 더 나오거나 연비가 나빠질 수도 있는데,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어디까지가 불법이고 합법인지 소비자는 물론 업체마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선진국과 같은 네거티브 정책이 아닌, 허용 기준만을 강조한 포지티브 정책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튜닝에 대한 허용기준을 선진국과 같이 네거티브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증 과정도 까다롭다. 튜닝하려면 튜닝 내역을 먼저 신청·승인받아야 한다. 튜닝 뒤에는 검사 절차를 거쳐 교통안전공단 최종 허가를 획득해야만 한다. 합법 튜닝이라고 해도 소비자 개인이 일일이 절차를 밟기는 번거롭다.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에 대한 규제 완화 목소리도 높다. 5인승 다목적형 승용차(RV)의 LPG 연료 허용 법안이 지난해 10월 공포·시행됐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5인승 RV LPG 모델은 없어 규제 완화 효과는 사실상 제로다.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2년 반이 지나야 해당 모델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LPG 사용 제한 완화는 미세먼지 대책 일환으로 거론돼왔다. LPG는 휘발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경유보다 미세먼지 발생이 적은 친환경 연료다.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이 문제를 집중 논의, 네 단계 개선안을 내놨다. 1단계는 5인승 RV만, 2단계는 1600cc 소형 승용차까지, 3단계는 2000cc 중형 승용차까지, 4단계는 전면 허용이다. 정부는 점진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전기차 충전기이미지.(사진=전자신문DB)
<전기차 충전기이미지.(사진=전자신문DB)>

◇고속도로 못 달리는 전기차

신산업으로 불리는 전기차도 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 분야가 직격탄을 맞았다. 각종 환경, 안전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차량 인증에만 최소 2~3년이 걸린다. 출시가 이뤄져도 도로 통행 제한에 발목이 잡힌다.

초소형 전기차는 고속도로를 달릴 수 없다. 경찰은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저속 전기차의 경우 다른 차량과 충돌했을 때 승객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일반도로만 통행할 수 있다.

업체 주장은 다르다. 초소형 전기차도 최고 시속이 80㎞를 넘기 때문에 저속 차량으로 분류해선 안 된다는 게 이유다. 안전성 기준만 통과하면 자동차 전용도로 진입을 허가해 달라고 요구한다.

최근엔 유럽인증을 받은 초소형 전기차 대상 국내 운행 허용특례가 중단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 입법예고 중인 안전기준은 우리나라 도로 환경 등에 적합하게 마련됐다”며 “특례 중단으로 인한 업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기자동차 의무 판매 제도도 논란이다. 정부는 2019년부터 전기차 의무판매제와 친환경차 협력금 제도 동시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차 보급 확대 추세에 맞춰 친환경차 협력금 제도를 조기에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중복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국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의무 판매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관련 부품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신성장 동력인 전기차 수출 산업화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반면에 자동차업계는 외국계 업계와 수입차 등이 글로벌 본사의 전기차를 수입·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차 협력금 제도가 시행되면 수입차에만 혜택이 돌아가고 국산차는 역차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반발한다.

◇셧다운제, 게임산업 후퇴

강제적 셧다운제는 2011년 11월부터 시행됐다. 청소년보호법상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PC온라인게임 접속 차단 조치를 의미한다. 당시 '신데렐라법' '사이버 통행금지' 등 구시대적 접근에 의한 규제라는 논란 속에서도 청소년보호 및 수면권 보장 등을 이유로 통과됐다.

하지만 업계는 불평등 규제라고 지적한다. PC온라인게임과 동일하게 네트워크 접속을 요구하는 스마트폰 모바일게임과 다른 플랫폼에는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효성에도 물음표가 남는다. 청소년들이 부모 아이디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

이런 가운데 게임산업 경쟁력만 약화되고 있다. 강제적 셧다운제를 시행하기 위해 별도 인증시스템과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 중소게임업체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다. 게임 개발자도 규제를 일일이 신경 쓰다 보면 제작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이 누적되다 보면 게임산업 전체가 침체될 수 있다.

이중 규제 문제도 발생한다.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인터넷게임 제공자에게 게임물 이용방법·시간 등의 제한을 요청할 수 있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운영토록 했다. 청소년보호법상 강제적 셧다운제와 중복 적용된다는 지적이다.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등급으로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구분해 방송시간을 제한하는 것과 달리 게임은 등급과 관계없이 특정 시간대에 게임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 정부 역시 문제점을 인식, 제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일방적 규제 정책이 아닌 게임업계 자율과 책임에 맡기는 자율 기반 규제를 설계하고 있다.

국회에는 현재 강제적 셧다운제를 부모선택제로 완화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문체부와 여가부가 합의했지만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빅데이터 숨통 죄는 규제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어떻게 수집, 저장, 분석하는지에 따라 기업과 정부 역량이 좌우된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이 빅데이터 산업에 주목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연평균 35%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는 27%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국내 빅데이터 시장이 2013년 1643억원에서 올해 426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도입, 활용이 활발하다. 테크프로리서치에 따르면 주요 기업 빅데이터 도입률이 2013년 20%에서 2015년 30%로 증가했다. 가트너가 2014년 글로벌 기업 대상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 73%가 '빅데이터 기술에 이미 투자했거나, 향후 2년 내 투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국내 시장은 여전히 빅데이터 도입과 활용이 더디다. NIA에 따르면 빅데이터를 실질적으로 도입 가능한 250명 이상 사업체 가운데 도입률은 6.1%에 불과하다. 대한상의 조사 결과에서도 빅데이터 활용기업은 응답 기업 가운데 7.5%에 그쳤다.

업계는 국내 빅데이터 도입과 활용을 높이기 위해선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빅데이터에서 데이터 수집은 필수다. 기업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고객과 업계 동향을 분석, 예측한다. 그러나 현행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데이터 수집에 한계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데이터 수집에 제약이 따른다. '신용정보보호법' '의료법' 등 분야별로 흩어진 개인정보 관련법을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치권은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 '활용'에 무게를 둬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등에서 최근 개인정보 활용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데이터 활용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지원하는 지원 정책과 법안을 마련했다”면서 “빅데이터 산업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 핵심인 데이터 수집부터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평법, 중소화학사 직격탄

정부가 추진 중인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 개정안에 대해 업계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화평법은 '정보 없이는 시장에 출시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화학물질 유해성 자료 확보와 등록 책임을 기업에 부과하는 제도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는 게 골자다. 2030년까지 연간 1톤 이상 유통되는 모든 화학물질은 단계적으로 등록기한을 설정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정부안으로 지난 8월 국회에 제출됐다.

환경부는 등록의무 대상인 화학물질은 현재 510종에서 2030년 최소 700여종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산업계에서 제도 이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유해성 자료 확보와 등록비용 증가 등이 이유다. 화학물질 등록 시 국내 유통량에 따라 15~47종의 유해성 시험자료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 대부분이 화평법 적용을 받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화평법을 소화할 조직과 인력, 자금을 갖췄다. 다른 업체 등과 협력해 비용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반면에 유해성 자료 확보와 등록비용 증가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에 환경부 등 관계부처는 산업계 부담을 완화하고 제도 이행을 독려할 방안을 마련했다. 화학물질 분류·표시기준에 따라 유해성이 있다고 분류되는 물질은 현행과 같이 모든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아직 유해성이 있다고 분류되지 않은 물질에 대해선 제출 자료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중소 화학업계에서는 화학물질 1개 등록비용이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기업 위기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벤처·스타트업

규제는 창업 기피 요인 중 하나다. 각종 규제와 법체계가 신사업 개발과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한국이 드론,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핀테크 등 4차 산업에서 중국에 뒤진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세계 90위권 규제 때문이다.

국내 중소기업 관련 규제는 8291건으로 전체 등록규제 1만4177건 중 58.5%에 달한다. 해당 규제는 벤처와 창업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나라 기업환경평가 순위는 2016년 기준 5위로 높은 수준이나 창업관련 순위는 11위로 상대적으로 낮다. 빠른 산업변화에 비해 더딘 규제 정비, 기존 업계 이해관계에 따른 규제 존속은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창업을 저해한다.

특히 벤처·창업기업 시장진입 단계에 적용되는 규제는 창업 요건, 건축규제, 입지규제로 구분된다. 2013년 6월 기준 우리나라 창업 관련 규제는 1821건으로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중소기업 규제 8291건 중 약 22.0%를 차지한다.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세계적으로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100개 스타트업 절반 이상이 한국 법체계에서는 규제 대상이다.

세계 누적투자유치 상위 100개 기업 사업모델을 한국에 적용하면 40.9%는 사업불가, 30.4%는 조건부로만 가능하다는 매킨지 보고서도 있다.

이처럼 사전 규제 위주 방식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융·복합 기술의 빠른 변화에 부적합하다. 창업벤처기업이 성장하는 데 비용부담을 야기하는 건 물론이고 자율적 기술개발 활동을 저해한다. 신사업·신기술 관련 법제도가 미비, 법령상 명백한 근거가 없으면 신사업 관련 새로운 시도를 금지하려는 관행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규 아이디어와 융·복합 기술 기반 사업은 과도한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있기 마련이다. 때로는 사업화 자체가 불가하다. 현행 법체계가 기존 산업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인 드론, 자율주행차 등은 미국,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지나치게 통제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한 한국의 연간 규제비용은 150조원에 달한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사업과 혁신 기술·서비스가 등장하려면 규제 혁신을 통한 진입장벽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별 주요 규제 리스트

(자료=업계 취합)


[2018 신년기획]이제는 바꾸자…혁신성장 발목 잡는 10개 산업별 규제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