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인공지능의 두 번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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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라인]인공지능의 두 번째 도전

바둑과 마찬가지로 언어 역시 온전히 인간만의 영역으로 구분됐다. 알파고에게 바둑 마스터 자리를 내어준 지 불과 1년. 곧바로 인공지능(AI)은 언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눈여겨 볼 기술이 있다. 정부와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가 함께 준비한 자동 통번역 솔루션이다. AI를 접목한 이 솔루션은 공항은 물론 경기장과 음식점 등에서 통번역사로 활약할 예정이다. 영어·중국어· 일본어·스페인어 등 8개국 언어와 문자를 통번역 한다. 인공신경망번역(NMT) 기술이 적용됐다. 통번역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다. 한마디로 최신 인공지능의 통번역 실력을 유감없이 보는 자리다.

기계가 언어영역에 뛰어든 지는 오래됐다. 단순 자동번역을 출발시점으로 본다면 역사는 70년을 넘는다. 1954년 IBM은 러시아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보완한 '자연언어처리 기술'이 1980년대 선보였다. 단어가 아닌 구문 단위로 번역하는 '기계번역기술'은 2007년 구글이 소개했다.

획기적 발전은 2015년 개발된 NMT를 기점으로 이뤄진다. 이전기술은 단어나 구문을 번역하고 통계에 기반해 어순을 맞췄다. 결과물에서 기계 냄새를 떨쳐내기 어려웠다.

NMT는 사람이 생각하는 구조처럼 인공 신경망을 갖는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한다. 번역 문장과 정답 문장으로 구성된 학습데이터를 주면 스스로 학습한다. 학습데이터가 늘수록 번역 품질은 좋아진다. 여러 언어를 한 번에 학습할 수 있다. 바둑계를 평정한 알파고 작동 원리와 같다. 알파고는 수많은 바둑 기보를 학습한 뒤 이길 것 같은 자리에만 돌을 놓았다.

NMT기술이 나온 뒤 통번역 성능은 가파르게 높아졌다. 네이버는 새 번역기 성능이 기존 방식 번역기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자평한다. 구글도 번역 오류를 85%가량 줄였다고 평가했다. 단문은 거의 완벽하다. 복잡한 문장도 의미전달에 큰 무리가 없다. 이를 반증하듯 이미 많은 사람이 기계 통번역 서비스를 이용한다. 90개 언어 간 번역이 이뤄지는 구글 번역 서비스 하루 이용 건수는 10억 건이다. 실시간 통역 기능 채용한 스카이프는 한 달 평균 3억 명이 사용한다.

AI를 접목하면서 기계번역 품질이 인간수준으로 올라서는 것도 시간문제다. 그렉 코라 구글 딥러닝 프로젝트 팀장은 “10년 이내 어떤 언어든 실시간 번역하는 헤드폰이 나온다”고 전망했다.

그래서일까. 웬만한 실력으론 입학이 어려웠던 통번역대학원은 인공지능 통번역기가 개발되면서 지원율이 줄었다고 한다. 더 이상 외국어 공부가 필요 없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예단하기는 이르다. 아직은 AI가 인간의 생각과 말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다른 개념에서 얻은 다양한 개념을 결합해 문제해결에 사용한다. 언어도 같은 맥락이다. AI는 이를 수행할 수 없다. 언어에 있어 우리가 사용하는 은유는 AI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문화 이해 도구로서 외국어 학습 중요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바벨탑 신화는 인간이 다양한 언어를 갖게 된 이유를 얘기한다. 인간의 오만은 하늘에 도달할 탑을 건설케 했다. 그리고 신은 언어로써 인간을 벌했다. 어쩌면 AI는 인간에게 내려진 신의 형벌을 조만간 끝내도록 도와줄지 모른다.

윤대원 SW콘텐츠부 데스크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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