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과학기술 혁신으로 꿈꾸는 우리나라의 미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입는 로봇이 개발돼 노약자와 장애인 활동이 좀 더 자유로워진다. 자율주행자동차 덕에 이동하면서 여유가 생기고, 시속 1000㎞가 넘는 초고속 열차가 전국을 30분 이내로 연결한다. 손상된 장기를 복원하는 것은 물론 심장, 간 등 필수 장기의 인공 제작이 가능하게 된다. 우주 공간에서 자원을 채취해 지구 자원 문제를 해결한다.

마치 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이 모습은 지난 23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 소개된 '과학기술이 꿈꾸는 2040년의 미래 모습'이다. 이처럼 국가 정책의 한 근간을 담당하는 계획에서 다소 허황돼 보일 수도 있는 미래 모습을 소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껏 과학기술은 우리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의 기반 요소로서 대한민국이 경제 강국으로 진입하는데 중추 역할을 해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 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인구 구조 변동, 기후 변화, 에너지 및 자원 고갈, 신종 질병 출현 등으로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이 높아 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 미래를 어떤 자세로 맞이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창조하는 것”이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과학기술로 만들고자 하는 미래 모습을 우리 스스로 그려 나가야 한다.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은 과학기술이 달성해야 할 미래를 사회 전반의 모습과 함께 국민, 연구자, 기업 등 주체별 역할로 다양하게 그려 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앞으로의 과학기술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과학기술 혁신 정책은 앞으로 5년 동안 다음의 네 가지를 중점으로 하여 추진된다.

첫째 단기 성과와 목표 중심의 연구개발(R&D)을 혁신하는 '창의 및 도전 R&D'형으로 전환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과학기술은 선진국 추격형 전략을 통해 발전해 왔다. 이 때문에 단기 성과 창출을 지나치게 강조한 측면이 있었다.

이와 같은 과거의 R&D 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연구자의 창의성과 도전성을 증진시키고 연구자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창의 및 융합형 소양을 갖춘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둘째 융합과 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 기술 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독자 기술 혁신은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분야 간, 주체 간 융합과 협력 문화가 다소 미흡하다.

민간 R&D 부문의 개방성을 확보하고 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자 한다. 또 기술 혁신형 창업과 벤처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혁신 역량을 강화, 경제 활력을 높여 나갈 생각이다.

셋째 혁신 성장 동력 육성을 통해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가속시킨다. 그동안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주력 산업을 이을 차기 성장 동력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당면한 국가 과제에 적극 대응해 신산업을 창출하고, 그동안 꾸준히 육성해 온 혁신 성장 동력의 성과 창출도 가시화, 국민의 체감 온도를 높일 계획이다. 혁신 성장의 중추인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일자리도 창출해 나갈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로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사실 과학기술이 경제 성장 중심으로 발전해 오면서 국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문제 해결은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 과학기술로 건강, 안전, 환경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 재난재해, 기후 변화, 질병, 자원 부족 등 전 인류 차원의 난제 해결을 위한 기여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아무리 좋은 목표와 계획도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고 만다. 이번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 제시한 미래 모습이 허황된 구호로 그치지 않도록 추진 과제들을 차질 없이 이행할 각오다. 계획 수정 및 보완을 주기로 해 나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