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우아함 속에 숨겨진 괴력…'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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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 시장에서 매섭게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벤츠는 6192대를 판매해 한국지엠, 르노삼성차를 제치고 내수 4위 자리에 올랐다. 벤츠 고속 성장의 중심에는 E클래스가 있다. E클래스는 지난해 수입 단일 차종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3만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카 E클래스의 고성능 버전인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MATIC)'이다. 벤츠 고성능 부문 메르세데스-AMG가 개발을 맡은 E클래스 라인업의 첫 고성능 모델이다.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사실 첫인상에 강렬함은 없었다. 외관이 기존 E클래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하지만 천천히 살펴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시승차는 우아한 디자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섬세한 디자인 요소를 통해 고성능 세단임을 나타낸다.

전면은 크롬 핀으로 장식한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 측면은 커다란 20인치 AMG 트윈 5-스포크 알로이 휠이 눈길을 끌었다. 후면에선 트윈 파이프로 설계한 양쪽 배기구가 메르세데스-AMG 모델임을 상징한다. 측면 사이드 미러와 후면 리어 스포일러는 고가의 자동차 경량화 소재인 카본 파이버(탄소섬유)를 사용했다.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실내 모습.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실내 모습.>

실내 역시 E클래스 특유의 안락함과 고급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수평으로 시원스럽게 뻗은 대시보드 상단에는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화면이 널찍해 차량 정보나 지도를 보기에 편리했다. 촉감이 좋은 고급 가죽을 아낌 없이 사용한 점도 마음에 든다. 64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은은한 LED 조명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AMG 로고가 새겨진 스티어링 휠(운전대)은 스포츠카에서 유행하는 D자 형상을 적용해 손에 잘 감긴다. 대시보드 상단과 시트를 장식한 빨간색 스티칭과 안전 벨트는 메르세데스-AMG 모델만의 디테일이다.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실내 모습.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실내 모습.>

메르세데스-AMG 모델들은 벤츠 양산차를 기반으로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전담 엔지니어들의 손길을 거치며 완전히 다른 모델로 태어난다.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심장인 3.0리터 V6 바이터보 가솔린 엔진도 세밀한 조율을 거쳤다. 최고출력은 401마력, 가속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53㎏·m에 달한다.

벤츠가 자랑하는 9단 자동변속기도 AMG 모델 특성에 맞게 개선했다. 중저속 위주의 시내 주행에선 운전자가 변속 시점을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부드럽게 변속하지만 고속 주행 시 변속 응답성은 한층 더 빨라진 느낌이다.

차량 통행이 드문 외곽 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찾아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4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 AMG 다이내믹 셀렉트를 스포츠 플러스로 설정했다. 주행 모드를 바꾸면 엔진과 변속기, 배기 시스템, 운전대 성향을 바꿔 더 역동적인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선 운전대가 묵직해지고 엔진음이 한층 커지면서 달릴 준비를 한다. 가속 페달 반응도 한층 예민해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 시간을 측정해보니 4초 후반대를 기록했다. 벤츠가 밝힌 기록은 4.6초로,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은 힘을 보여준다.

고성능 차량임을 고려하면 승차감도 뛰어난 편이다. 저속에선 과속 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어가고 고속에선 큰 흔들림 없이 코너를 돌아 나갔다. 이 차는 에어 서스펜션 방식의 AMG 스포츠 서스펜션을 탑재했다. 차량이 적절한 공기 압력과 댐핑을 설정해 서스펜션을 조절한다.

고속 주행을 마치고 다시 복잡한 도심에 진입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구간에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를 활성화했다. 첨단 주행보조 시스템과 안전 시스템을 결합한 반자율주행 기능이다.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 내에서 스스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며 안전하게 거리와 차선을 유지했다.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실내 모습.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 실내 모습.>

반자율주행을 즐기며 라디오를 켰다. 볼륨을 크게 올리지 않아도 라디오 진행자 목소리가 마치 옆 사람과 얘기하듯 생생하게 들렸다. 무려 590W의 출력을 내는 13개의 스피커가 입체적인 음향을 재현해줬다.

1박 2일 시승을 마치고 계기판으로 확인한 연비는 ℓ당 7㎞ 수준으로, 이 차의 공인 복합 연비인 8.9㎞보단 적게 나왔다. 출력이 높은 고성능 모델인 만큼 운전자 주행 성향이나 도로 환경이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AMG E 43 4매틱은 때론 우아하게, 때론 거칠게 탈 수 있는 매력적인 차량이었다. 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부담스러운 가격(1억1400만원)이 아쉬울 뿐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말도 안되는 가격!! 골프 풀세트가 드라이버 하나 값~~ 59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