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트럼프 선거참모 배넌 "페이스북 정보 유출 몰랐다" 배후설 일축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인 스티브 배넌이 2016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를 무단 활용했다는 혐의를 일축했다.

배넌은 대선 당시 트럼프의 핵심 참모로 공개적으로 페이스북 사태에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영국 데이터분석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고위 임원으로도 일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배넌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페이스북 개인 정보를 구매한 것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사태는 2104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이 페이스북을 통해 5000만명의 사용자 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CA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페이스북은 내규에서 데이터를 구매한 개발자나 회사가 제3자에게 이를 넘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배넌은 자신과 우파 억만장자인 로버트 머서가 CA 모회사인 정치컨설팅회사 SCL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는 혐의도 모두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불법행위 혐의 등으로 업무가 정지된 CA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산더 닉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배넌은 오히려 공격의 화살을 페이스북으로 돌렸다.

그는 CA에서 페이스북 데이터가 사용되는 것은 알았지만, 그것은 이미 널리 퍼져있는 페이스북 데이터를 가져왔을 뿐이라면서 “그것은 그들의(페이스북) 비즈니스모델”이라고 덧붙였다.

배넌은 “페이스북 데이터는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그들은 당신의 물건을 공짜로 가져가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그들은 알고리즘을 만들고, 당신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넌은 CA가 대선에서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심리 정보를 이용해 조작했다하더라도 효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배넌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진보주의자와 야당 미디어가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를 찾는 변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극우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브라이트바트 뉴스의 설립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