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2700분이 1 확률과 딥 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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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인 미디어]2700분이 1 확률과 딥 임팩트

'2700분의 1'

117년 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국가핵안보국(NNSA)과 공동 연구한 결과다. NASA는 2135년 9월 소행성 '베뉴'가 지구와 충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700분의 1 확률이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크기 500미터, 1억4000만톤 베뉴가 지구에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1998년 개봉한 '딥 임팩트'를 참고하면 참혹한 미래가 예상된다.

영화에서 고등학생 레오 비더만은 우연히 11㎞ 크기 혜성을 발견했다. 비더만과 천문학자 마커스 울프 박사의 이름을 따 '울프-비더만'이라 명명했다. 울프 박사가 혜성 궤도와 항로를 계산한 결과 울프-비더만은 곧장 지구로 향하고 있었다.

지구는 발칵 뒤집혔다. 혜성 충돌을 막기 위해 메시아 팀이 결성됐다. 작전은 이렇다. 우주선을 혜성 표면에 착륙시켜 땅을 파고 핵폭탄을 매설, 혜성을 완전 파괴하는 것이다. 그러나 깊게 굴착하지 못해 혜성은 쪼개진다. 울프와 비더만으로 나뉜다. 혜성 잔해인 울프는 메시아팀이 자폭하며 겨우 막아냈지만, 또 다른 잔해 비더만은 결국 대서양에 떨어진다.

비더만이 실제 소행성 '베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구와 충돌하면 비슷한 피해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더만은 바다에 떨어져 미국 동부에 거대한 해일을 일으키고 내륙에 있던 수많은 사람을 덮쳤다. 베뉴가 바다로 떨어지면, 해일뿐만 아니라 2011년 일본 도호쿠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할 것처럼,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영화 딥 임팩트처럼 혜성 충돌 이후 인류 보전을 위해 거대 수용 시설을 만들지 않는 한 대규모 피해는 피하기 어렵다.

결국 베뉴 궤도를 바꿔 지구를 지나치게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메시아 팀의 최초 계획처럼 NASA도 '해머(HAMMER:Hypervelocity Asteroid Mitigation Mission for Emergency Response)'라는 미션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해머로 내려치듯, 9톤의 무인 우주선을 베뉴에 충돌시키거나 우주선에서 핵폭탄을 발사하는 게 핵심이다. 그 충격으로 베뉴 궤도가 변경된다.

실제 베뉴가 지구와 충돌할 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117년 뒤까지 살아 있는 사람도 없을 터다. 하지만 후세를 위한 만반의 준비는 우리 몫이 아닐까. 이에 영화 속 메시아팀 대원 오렌(론 앨다드 분)이 혜성과의 자폭 전 갓 태어난 아들에게 “착하게 크려무나”라고 교신하는 장면이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미국 대통령(모건 프리먼 분)의 연설처럼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Life will go on).”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