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작 '블록체인']<8>글로벌 표준화...정보 공유가 여는 상생 산업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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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사용하던 세제가 떨어졌다. 스마트 세탁기가 이를 확인하고 가까운 슈퍼마켓에 세제를 주문했다. 대금 지불은 소모성물품 구매 계좌에 충전돼 있는 디지털 화폐로 했다.

슈퍼마켓 주인은 컴퓨터로 세탁기가 보내온 주문 내역을 확인한다. 세제값이 입금된 사실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주인은 세제 배달주문을 발주하고 세탁기에 예정 배달시각을 알려준다. 세탁기는 집주인에게 세제 주문과 결제를 완료했으며, 며칠 안에 집으로 배송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월마트와 IBM이 중국에서 혁신적 실험을 공개했다. 중국 전역 저녁 식사 테이블에 더 안전한 먹거리를 가져다 주기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하겠다는 프로젝트다.

월마트가 중국 베이징에 '월마트 식품 안전 협력센터'를 새롭게 열면서 IBM과 칭화대는 음식이 추적되고 운송되며, 중국 전체 소비자에게 팔려 나가는 방식 개선에 협력하기로 했다. 공급망기록에서 투명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설계된 이 거대 계획에 블록체인 기술이 채택됐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식품이 공급자 에코시스템에서 매장 선반으로,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식탁까지 이동하는 전 과정을 디지털로 추적할 수 있다.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의 진화(자료-삼정KPMG, IBM)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의 진화(자료-삼정KPMG, IBM)>

공상 과학에나 나올법한 일이지만 블록체인을 산업에 응용하는 혁신 프로젝트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엄밀히 말해 모든 가전제품과 유통, 제조, 의료 등 미래 신산업의 근간 기술로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2015년 미국 CES전시회에서 참관객 이목을 집중시킨 내용이 있다. 블록체인 개념을 IoT에 적용한 분산형 사물인터넷 네크워크 'ADEPT(Autonomous Decentralized Peer-to-peer Telemetry)' 플랫폼이다. ADEPT는 비트토렌트의 파일공유, 이더리움의 스마트계약 실행방식, P2P메시지 전담 프로토콜인 텔레해시 등을 결합한 사물인터넷 플랫폼이다.

P2P네트워크를 통해 물건을 주문하고 스마트계약을 체결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냉장고는 전 세계로 공유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에 제품 정보를 등록함으로써, 제품 생애주기 시작 시점을 알수 있다. 해당 제품이 사용자에게 판매되는 시점에 지역 블록체인에 판매 이력을 기록으로 남기고,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관리할 수 있다.

현재 블록체인 거래는 가상화폐 유통으로 알려졌지만 향후 스마트계약 영역 적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충전요금 지불, 호주 정부는 가정에서 잉여전력의 개인 간 거래, 드론 운행 관리 등에 블록체인을 이용한다. 제 3기관을 이용하지 않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블록체인 사업이다. 특히 호주의 가정 잉여전력 거래는 과거 고비용이 들어가는 중개자가 있었다. 하지만 블록체인에 의한 P2P직접거래로 전환이 가능해졌다. 또 하나의 시장이 만들어졌다.

◇초연결 사회, 블록체인 패권전쟁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자료-IBM)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자료-IBM)>

블록체인이 가져올 엄청난 변화를 예상, 세계 정부와 기업이 표준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블록체인은 국경이 사라지고 모든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 진입을 의미한다. 초연결사회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다수 대 다수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긴밀하게 연결되는 세상을 의미한다.

내수시장, 특정집단 거래라는 개념의 폐쇄적 사업시스템은 필요가 없다. 블록체인 플랫폼 특징은 초연결사회에서 나타날 현상과 일맥상통한다. 제 3의 신용보증기관을 배제하고 네트워크 구성원 간 참여와 협업을 통해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세계 은행 80%가 블록체인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그룹 액센츄어는 향후 5년을 전후로 블록체인 성장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록체인은 R3CEV, 하이퍼레저와 같은 글로벌 컨소시엄뿐만 아니라 증권거래소 등 개별 기업 단위로도 연구가 활발하다. 현재는 IT와 금융사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지만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음악, 게임, 헬스케어,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 시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통한 4차 산업혁명에 주도적으로 나선 기업이 있다. 삼성과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등이다.

이들 기업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현재 블록체인을 연구 개발하는 대표 컨소시엄으로는 R3CEV와 하이퍼레저가 있다.

R3CEV는 R3라는 금융서비스 기술회사 중심으로 2015년 9월 구성된 블록체인 컨소시엄이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USB를 포함한 50여개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이 참여한다. 국내에도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참여했다. R3CEV는 지난해 4월 MS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에는 이더리움과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에저를 접목했다.

R3CEV는 단기로는 송금과 결제, 장기적으로 주식·회사채·보험·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고 있다.

이 연합체는 결제, 거래, 회사채, 보험 등 8개 세부 영역에 걸쳐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안정적인 금융거래시스템을 개발, 도입할 계획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새로운 디지털화폐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UBS, 도이치뱅크, 산탄데르, 뱅크오브뉴욕멜론 등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 네 곳은 공동으로 UBS가 제안한 디지털 화폐인 공용결제화폐를 개발하고 각국 중앙은행과 금융기관이 채택하도록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최대 민간 시중은행 미쓰비시도쿄UFJ 은행도 독자 디지털화폐(일명 MUFG코인)을 개발 중이며, 스마트폰을 통한 코인 거래까지 실용화를 목표로 한다. 디지털 화폐가 상용화되면 해외 송금이나 환전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

다른 블록체인인 컨소시엄 하이퍼레저는 2014년 말 리눅스 재단을 중심으로 구성된 범산업용 분산원장 표준화 프로젝트다. IBM, 인텔, JP모건, 삼성SDS 등 80여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하이퍼레저는 회원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공개해 누구나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익스플로러'를 개발했다.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협업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BAML과 HSBC, 싱가포르 인포컴 개발청이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계약 서비스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서류 작업이 많은 무역금융 절차 간소화에 성공했다.

IBM은 블록체인 전 과정을 제공하기 위해 협업체계를 강화했다.

하이퍼레저 프로젝트에 기반한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구조에서부터, 빠른 개발을 위한 플랫폼,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클라우드 인프라, 그리고 특정 산업의 비즈니스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블록체인 솔루션까지 제공한다. 하이퍼레저가 혁신적으로 이끈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세계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블록체인을 통해 무역거래를 처리하고, 두바이 세관과 무역기업 물품 수출입 추적, 선적 상태에 대한 실시간 정보 제공 플랫폼을 완성했다.

런던증권거래소는 리스크 관리에, 일본 증권거래소는 소액 거래 시장에 각각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도쿄 미쓰비시 UFG은행은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계약 설계 관리, 중국 월마트는 식음료 운송, 판매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운영한다. 최근 유럽 7개 은행이 새로운 무역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탑재한 IBM 블록체인을 채택했다. 이 플랫폼은 유럽의 중소기업에 대한 국내 및 국경 간 무역을 간소화하고, 촉진시켜 전반적인 무역 거래 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솔루션은 IBM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며 온라인 거래와 모바일 장치를 통해 거래에 관련된 당사자를 연결하도록 설계됐다. 무역 거래의 관리, 추적, 보안 문제를 해결해 무역 금융 프로세스를 간소화할 수 있다.

두 글로벌 컨소시엄 외에 국가 단위로도 컨소시엄 구축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두바이에서는 2015년 11월 글로벌 블록체인 위원회, 일본에서는 지난해 4월 블록체인공동연합(BCCC)이 각각 출범했다. 중국에서는 파이낸셜 블록체인 선전 컨소시엄(FBSC), 러시아는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키위(Qiwi)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각각 설립됐다.

삼성, LG도 블록체인 확산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IBM과 함께 'ADEPT'라는 콘셉트로 IoT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 간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도입했다.

삼성SDS도 블록체인 업체인 블로코와 국내외 공동 사업 추진과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삼성카드 블록체인 구축 사업을 비롯해 인증, 송금, 지급결제 등 블록체인 관련 다양한 업무 기회와 국내외 신사업을 발굴하게 된다.

LG는 계열사인 LG CNS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상용화에 나섰다. 국내 최초로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주주에게 문서 형태의 증명서를 발급해 주는 대신 블록체인을 이용해 전자증권을 발행한다. LG CNS는 이 플랫폼을 통해 블로코, 바이터그룹, 슈퍼스트링, 오메카 등 국내 스타트업 전자증권을 시범 발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SKC&C는 블록체인 기반 ID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물류 유통서비스. 신용장 관리 등 국제 무역 필수 문서를 대상으로 한 블록체인 문서 전자화(Digital Asset) 및 인증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BS&C도 최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에셋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현대BS&C는 디지털에셋과 IoT 환경의 유기적인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블록체인 디지털에셋 시스템 '현대DAC'를 발표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