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5차 산업혁명의 요람 'IoA'

인터넷은 어느 기술보다도 단기간에 널리 보급돼 인류에게 보편화된 혜택을 베풀고 있는 지구 인프라다. 지구인의 디지털 신경망이 된 인터넷은 지금 순간도 지적 생명체처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류의 초거대 영조물인 인터넷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까.

인간과 기술 융합으로 인간 확장을 추구하는 IoA(Internet of Ability) 개념이 있다. IoA는 사람 능력 그 자체를 네트워크화해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각각의 역량(Abilities)을 서로 활용하는 인류 능력인터넷 환경이다. 능력인터넷은 인간과 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로 명성 높은 도쿄대 레키모토 준이치 교수에 의해 제창된 개념이다.

IoA 세계는 인간은 다른 인간, 로봇이나 인공지능(AI)과 같은 인공물과의 상호 연계를 통해 능력을 강화하는 인간 확장(Augmented Human)을 지향한다. IT에 의해 사람의 지적 능력과 신체 능력을 보완 또는 증대시키거나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공유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사람 능력을 보완〃협업하는 상황을 구축할 수 있다. 인간과 기계가 더욱 정교하게 연계돼 인간의 존재와 능력 자체가 다양하게 확장〃편집되는 사람 중심 인터넷 생태계다. 현 단계에서는 드론, 로봇, 가상현실(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등이 제품화돼 있다.

그러나 앞으로 AI, 외골격, 뇌파기술(BMI) 디바이스 등을 통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다양하게 출현하게 될 것이다.

IoA 생태계가 성숙됨에 따라 증강되는 인간 역량을 신체 능력 확장, 존재 확장, 지각 확장, 인지 확장 등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나아가 IoA는 인간의 뇌와 디지털의 새로운 관계 구축을 통해 차원이 다른 생활 세계와 인지 능력 등을 획득할 수 있다.

첫째 IoA는 자율성을 띤 지적기계와 일체화해 각자 신체 능력 강화를 실현한다. 신체 운동 제어 등과 관련되는 지점에 전기 자극을 통해 신체 구조 능력을 증강시키는 파워수트, 신체 기능을 보강하는 의수·의족 등을 들 수 있다. 앞으로는 잘 만들어진 하드웨어(HW) 제품뿐만 아니라 자세하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중시하는 임무형 소프트웨어(SW) 제품 출현이 기대된다. 둘째 능력이 서로 다른 인공물이나 특정 역량 및 경험이 있는 사람과 접속함으로써 인간 능력과 존재감을 종합 확장시킨다. 원격지 드론, 로봇 등을 자신의 분신으로 삼아 마치 현지에서 여행하는 체험, 자신을 대신해서 출장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상황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셋째 사람의 오감, 통각, 평형 감각 등을 활용하는 지각 확장이 있다. 복수의 지각 정보를 제공해 실제 체험보다 증강된 지각을 가상 공간에서 제공하게 되면 한층 몰입감이 증대될 수 있다. 또 시각을 자극해서 체성감각을 활성화하는 초지각 경험도 가능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뇌의 정보 처리 능력, 즉 지각 정보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기억 및 합성 기능을 증강시키는 인지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이 영역에서는 AI를 이용해 인지 능력을 증강시키는 확장지능과 센서 등을 이용하는 지각 기능을 제어하는 감각 상호작용 등도 기대할 수 있다.

IoA는 인간의 능력, 감각, 직능, 체험 등을 공유하고 확장시킴으로써 인간과 인공물이 공진화하는 미래 사회의 기반이 될 가능성이 짙다. 다소 당돌한 필자의 의견이 될 수 있겠지만 IoA 생태계는 인간과 AI 역량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인간 능력 공유 기업, 인간과 지적 기계 및 각종 협업 모델 등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은 제품과 서비스를 빚어 내는 5차 산업혁명의 요람이 될 수 있다. 무릇 혁신 기술은 인간의 신체〃사회 능력과 결합 및 확장을 통해 범용 제품, 서비스를 창출하고 시스템을 재편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을 불러 왔기 때문이다.

하원규 ETRI 초빙연구원 hawongy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