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볼보 XC90…감성·첨단으로 무장한 플래그십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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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6604대를 팔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볼보는 '스웨디시 럭셔리'를 내세운 제품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은 볼보의 차세대 제품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이다. 간결함에 기능미를 앞세운 북유럽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웠고 사람 중심 철학을 강조한 반자율주행과 긴급제동, 자동주차 시스템 등 볼보 기술력을 총집약했다.

볼보자동차 XC90.
<볼보자동차 XC90.>

외관은 묵직한 존재감을 나타낸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50㎜, 전폭 1960㎜, 전고 1775㎜에 축간거리가 2984㎜에 달해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부족함 없는 실내 공간도 갖췄다.

과거 다소 투박하게 느껴졌던 볼보자동차 이미지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XC90은 디자인 혁신을 통해 기능성을 중시하는 북유럽 디자인 전통을 극대화했다. 사람을 위한 디자인 요소도 곳곳에 숨겨져 있다. 사이드 미러를 A필러가 아닌 도어에 장착, 운전자 시야 확보가 더 쉬워졌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차량 앞부분은 정면 보행자와 충돌할 경우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수직으로 디자인한 볼보자동차 XC90의 차체 앞부분은 보행자와 충돌할 경우 충격을 최소화한다.
<수직으로 디자인한 볼보자동차 XC90의 차체 앞부분은 보행자와 충돌할 경우 충격을 최소화한다.>

T자형 헤드램프와 세로형 아이언마크 그릴은 차세대 볼보 디자인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토르의 망치(Thor Hammer)'라는 애칭이 붙은 풀-LED 헤드램프는 XC90의 강인한 인상을 완성한다. 토르의 망치는 볼보 브랜드만의 디자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실내는 기능미가 돋보이는 우아함에 집중했다. 천연 우드 트림과 최고급 가죽을 사용해 마치 북유럽 가구처럼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태블릿 PC를 옮겨놓은 듯한 세로형 9인치 센터콘솔 디스플레이는 버튼을 최소화하고 스마트폰 화면 전환 방식을 그대로 채택했다. 적외선을 이용해 큰 압력 없이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볼보자동차 XC90 실내 모습.
<볼보자동차 XC90 실내 모습.>

푹신한 시트는 몸을 잘 감싸 편안하다. 1열부터 3열까지 시트 높이를 모두 다르게 설치한 극장식 배열 구조를 채택해 모든 탑승자가 탁 트인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2열 시트에는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를 가운데 좌석에 배치했고 충분한 레그룸 확보를 위해 앞뒤 간격을 최대 120㎜까지 조절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강조한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은 볼보의 차세대 엔진과 변속기 명칭으로, 4기통 디젤 엔진과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다운사이징 기술인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활용하고 엔진 경량화를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볼보자동차 XC90 9인치 센터콘솔 디스플레이.
<볼보자동차 XC90 9인치 센터콘솔 디스플레이.>

시승차인 XC90 D5 AWD 모델에 탑재된 드라이브-E 2.0리터 4기통 엔진은 기존보다 중량을 45㎏ 줄이고 연료 효율성을 35% 개선했다.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m로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차체를 가볍게 이끈다. 큰 덩치에도 가속력은 부족함이 없다. 도로 상황에 따라 8초 전후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했다.

XC90은 운전자 취향을 반영한 다섯 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주행성능을 경험하기 위해 가장 역동적인 성능을 느낄 수 있는 다이내믹 모드를 설정하고 한적한 도심 외곽 도로를 달려봤다. 일반 컴포트 모드보다 변속 타이밍을 늦춰져 가속 반응이 한층 빨라진다. 다만 스티어링 휠(운전대) 설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안정감을 위해 더 묵직한 설정이 필요해 보인다.

볼보자동차 XC90.
<볼보자동차 XC90.>

첨단 안전 기술은 XC90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II'를 사용해봤다. 파일럿 어시스트 II는 조향장치 도움을 받아 차선을 유지해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가속과 제동을 스스로 제어하면서 전방 차량이 없더라도 운전가가 설정한 일정한 간격으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했다. 이 기능은 최고 시속 140㎞까지 사용할 수 있다. 전방을 항상 주시해야 하고 운전대를 놓지 말아야 하는 등 완전한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자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이다.

볼보자동차 XC90 아이언마크 세로 모양 그릴.
<볼보자동차 XC90 아이언마크 세로 모양 그릴.>

도심과 고속도로 약 200㎞를 시승한 뒤 계기판으로 확인한 연비는 ℓ당 11㎞ 수준으로, 공인 복합연비(10.9㎞/ℓ)를 상회하는 우수한 효율성을 보여줬다. 시승차는 XC90 D5 AWD 모델 가운데 최고 사양인 인스크립션으로 9060만원에 판매된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