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오준호 투힘 대표 "마음에 드는 스마트폰 거치대 못 찾아 직접 만들었죠"

차량용 스마트폰 거치대를 만드는 투힘의 오준호 대표는 건축을 전공하고 국내 대형 건설사와 설계사무소에 근무하다 '투잡'으로 회사를 창업했다. “마음에 드는 차량용 거치대가 없어 직접 만들었다”는 창업 이유도 독특하다.

“임원이 되면서 외부 회의 때문에 차량으로 이동할 일이 많아져 실시간 길안내를 해주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남들보다 일찍 사용하게 됐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변변한 차량용 휴대폰 거치대가 없어 해외 제품을 직구해 사용했지만 힘이 없어 흘러내리거나 빠지는 등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철사로 직접 제품을 구상해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투힘의 시작이었습니다.”

운전석과 멀고 안전에 영향을 주는 대시보드나 앞유리가 아니라 운전자와 가까운 송풍구에 보기 좋게 설치할 수 있어야한다는 조건으로 개발한 첫 제품이 그렇게 나왔다. 송풍구 아랫날과 윗날에 물리는 방식으로 탈부착이 쉬우면서도 하중을 세 방향으로 분산해 안정성을 높였다. 송풍기 규격이 달라 모든 차종에 사용하기 어려웠던 단점에도 불구하고 초기 물량이 완판됐다.

범용성을 높인 2세대 제품이 현재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쿼드폴' 거치대다. 기존 홀드형 외에 자석형 제품을 추가하면서 스마트폰에 영향을 주는 자성을 최소화하면서도 자력을 키우기 위해 큰 자석 대신 작은 자석을 여러 개 사용하고 N극과 S극을 교차해 배치하는 등 연구를 했다. 온라인 마켓 위주 판매에도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외에서 10만개 정도가 팔렸다.

성공에 확신이 생기면서 낮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사업을 하는 '투잡'을 그만두고 2015년 법인을 설립했다. 도면을 그리고 색채, 형태, 재료 디자인을 하는데 건축 설계 이력이 큰 도움이 됐다.

미국 업체와 공동 개발한 신제품 '조인트' 거치대는 출시 4~5개월 만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차량용 스마트폰 거치 외에도 원하는 장소에 모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장점이다. 골프채에 부착해 골프 스윙 동영상을 찍는 게 대표적이다. 기타나 키보드에 부착해 악보를 보거나 화장실이나 피트니스 센터에서 다용도로 활용하는 사용자들의 후기도 올라온다.

“개인적 필요에 의해 시작했지만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안전 운전에 도움이 되어야한다는 철학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고 경쟁이 심한데다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저가공세를 이겨내는 것도 과제입니다. 경쟁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보면 품질과 디자인 차별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5월에는 운전 중 편리한 충전 케이블 삽입을 돕는 마그네틱 케이블도 출시한다. 보호필름과 보조배터리 등으로 제품군을 늘리고 중장년층을 겨냥해 오프라인으로도 유통망을 넓힐 계획이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