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손익개념 따질 트럼프 대통령, 여전히 변수 많은 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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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손익개념 따질 트럼프 대통령, 여전히 변수 많은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세계의 시선은 5~6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 쏠렸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합의한 만큼,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입구'는 넓어진 상황이다.

남북은 최근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또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예고편이긴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여건도 많다. 무조건 낙관하긴 어렵다. 구체적인 비핵화 과정은 나오지 않았다.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5월 말, 6월 초로 관측되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일정 수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회담 장소는 여러 곳이 언급된다. 현재 후보지로 스위스(제네바), 스웨덴(스톡홀름), 싱가포르, 몽골(울란바토르), 괌 등 다섯 곳이 거론된다.

스위스는 중립국인데다 김정은 위원장이 유학을 다녀온 곳으로 주목된다. 스웨덴은 지난달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와 마르고트 발스트룀 외교부 장관이 회담을 가진 장소다. 싱가포르와 몽골은 북한 측면에서 장거리 이동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다. 몽골은 북한의 우방국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3∼4개 날짜와 5개 장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렵게 성사된 북미정상회담을 실패로 끝나게 하고 싶진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미 있는 성과는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 도출이다.

미국은 비핵화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확고하게 보장돼야 다음 단계 합의를 이뤄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김 위원장은 핵 동결을 '깜짝' 선언한 데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다.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라는 전례 없는 조치를 담았다.

향후 과제는 북미 간 '완전한 비핵화' 방법론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여러 차례 극비 면담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이 어느 정도 도출됐을 가능성은 있다.

긍정적 신호 속에서도 변수는 여전히 많다. 북한이 실제로 약속한 것을 지킬까에 대한 충분한 신뢰가 아직은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의지는 확인했지만 완전한 신뢰 체계를 구축했다고 보기엔 어려운 부분이 남아있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와 맞교환할 카드로 무엇을, 어느 수준으로 미국 측에 제시할 지도 주목된다. 비즈니스맨으로 통하는 트럼프가 북측에 줄 수 있는 카드는 한정돼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스타일도 북미정상회담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트럼트 대통령은 연일 북한을 향해 복잡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무엇보다 우리는 북한과 매우 잘하고 있다. 그들이 만나고 싶어한다”면서 “나는 정중하게 빨리 (회담장을) 걸어 나올 수도 있고, 회담은 아예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누가 알겠나. 그러나 나는 지금 그들이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준비상황에 대해 “우리는 매우 좋은 논의를 하고 있다”며 “모든 점에서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북미회담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않다면 나는 과거 행정부와 달리 협상테이블을 떠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성과 합리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 동맹국과 무역전쟁을 불사하면서 내놓은 명분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도 철저하게 손익개념을 따져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여 남은 북미 정상회담까지 회담 성과를 높이기 위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욱 세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간에 이뤄질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북이 올해 종전을 선언한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도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함께 해 종전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종전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 법적 효력에 준하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북미정상회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