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통신·에너지…北 '투자 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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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휴대폰 사진
<북한휴대폰 사진>

남북 경협 재개시 가장 우선순위로 이뤄져야 하는 필수 요건은 에너지와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다. 북핵 등 정치적 이슈가 해결되고 제제 해제 이후 에너지와 통신 기반이 마련돼야 현지에서 실질적인 경협이 가능하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에너지·통신 분야에서 북한 투자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계부처와 기업 할 것 없이 향후 경협과 관련해 사업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휴전 이후 남북 간 제대로 된 교류가 없었기에 시설 노후화와 표준 문제 등 변수가 있다. 하지만, 과거 북한 경수로 지원사업, 공동 자원개발, 개성공단 등을 통해 우리 기술과 노하우가 북한에 정착한 바 있던 만큼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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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인프라 0순위, 남북 에너지벨트 가능성

남북경협시대 가장 많은 사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관으로 점쳐진다. 남북 분단으로 에너지 분야에서 고립된 섬이었던 땅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이미 전력 업계는 한국·중국·러시아·일본을 관통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에서부터 배관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는 PNG(Pipeline Natural Gas) 사업 구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에 매장된 광물은 3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자원빈국 아쉬움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 분야에서는 새로운 실증단지로서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력 업계는 북한과 전력계통 연계를 통한 동북아그리드 구축과,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분산전원 확대를 예상한다. 기존에 북한에서 사용하던 철탑과 전선도 모두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진행됐던 전력 분야 투자가 그대로 북한에서 재현되는 셈이다. 지난해 국내 전기공사 시장규모는 28조원 수준으로, 남북 전력협력이 시작되면 약 매년 50조원 이상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주목받는다. 북한의 전력 사정상 모든 지역 전력계통을 한번에 남측과 연결할 수는 없다. 남북 모두의 전력수요를 감당하면 전체 계통 안정성이 떨어진다.

전력 업계는 전체 계통 연결에 오랜 시일이 걸리는 만큼 당장 전력이 부족한 북한 주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신재생을 주목하고 있다. 마을 단위로 신재생에너지 중심 마이크로그리드를 조성해, 현재 우리가 추진하려하는 분산전원 가능성을 실증할 수도 있다.

자원 분야에서는 2010년 5.24 조치 이전 공동 개발했던 광산 재개를 예상할 수 있다. 정부는 연말 발의 예정인 '한국광업공단법(가칭)'에 기관 사업영역으로 북한 자원개발을 포함시켰다. 북한 광물자원 개발은 정부 차원에서 챙겨야할 사업으로 여겨진다. 자원 업계는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구축 계획과 함께 단천자원특구 내 자원산업단지 개발에 주목했다. 단천 지역 마그네사이트는 매장량과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승일 전기산업통일연구협의회 회장(서울대 교수)은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 이슈가 해결되고 경협이 시작되면 0순위는 전력이 될 것”이라며 “기존에 우리가 하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형태 전력 비즈니스를 시도해야 하다”고 말했다.

◇북한 통신 고도화와 남북 연결…단계별 접근해야

통신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라는 특성과 표준화 이슈를 고려할 때 북한에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기술 협력을 시작으로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과제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통신업계는 남북 경제협력 확대에 대비해 관련 조직 준비에 나섰다. KT는 대외협력(CR) 조직 내에 대북사업 지원 역할을 부여하고 전략을 마련 중이다. 조직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북한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개성공단이 복구될 경우 남북 경협은 물론, 통신 교류에서도 새로운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공단 내 입주기업과 우리나라 통신망 연결이 선결 조건이다. 통신망을 관리할 직원을 파견해야 하고, 이용요금 체계 등도 손을 봐야 한다.

KT 임원은 “통신분야에 가장 시급한 과제를 꼽는다면, 개성공단 통신망 복구가 될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고 어느 정도 준비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을 출발점으로 남북간 광통신망을 연결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2005년 7월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간 광통신망 연결이 이뤄졌다가 끊긴 상태다. 당시 이산가족 영상회의 상봉 등을 진행한 바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산가족 상봉 협의가 재개되면 광통신망이 다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 통신망 구축 등 우리 기업이 사업을 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통신은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국가기간사업으로 분류될 만큼 보수적이다. 70년에 가까운 분단기간 동안 기술표준도 상이해졌다.

그럼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은 북한 경제 고도화를 위해 필수요건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개발 의지가 매우 높다고 전문가는 평가했다. 장기적 계획으로 접근한다면, 북한 통신산업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다는게 중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단계적으로 용어와 기술 표준화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전문가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우리 기업이 북한 통신망 고도화 사업을 지원하고, 협력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유선에 이어 무선망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이동통신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에 따르면 북한 이동통신가입자수는 2016년말 360만명으로, 현재 500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통신사업자로 고려링크와 강성네트, 별 등 3개 사업자가 경쟁체제를 구축했다. 3사 모두 국영체제로 운영되지만 1위 고려링크에 이집트 오라스콤이 참여했다. 우리나라 이통사에도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실제 2005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우리 정부에 통신망 구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은 “우리나라 경제개발 5개년 당시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통신 현대화로, 80년대까지 130만대 가량 보급된 전화가 급격히 증가하며 경제발전을 추동했다”면서 “북한도 통신망 고도화에 대한 의지가 분명한만큼, 우리 기업과 협력할 사업분야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 분야 남북협력 사례>

자료: 남북교류협력동향 284호, 통일부(2015. 2)

<표>남북 통신분야 협력과제

남북 관계자가 2007년 8월 북한 정촌 천연흑연광산 흑연 시제품 반출행사에서 기념초라영했다.
<남북 관계자가 2007년 8월 북한 정촌 천연흑연광산 흑연 시제품 반출행사에서 기념초라영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통신·에너지…北 '투자 길' 열리나
[2018 남북정상회담]통신·에너지…北 '투자 길' 열리나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