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5곳 중 1곳 "美 무역규제 현실화되면 수출 감소 전망"

우리나라 수출기업 5곳 중 1곳은 미국 무역규제가 현실화하면 수출액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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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이 3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21.8%가 미국발 규제 현실화로 수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답했다. 이 중 2.2%는 '많이 감소', 19.6%는 '약간 감소'라고 밝혔다.

수은은 지난 3월 12∼16일 연간 수출액이 50만달러를 넘는 455개 기업(대기업 85개, 중소기업 370개)을 대상으로 전화·이메일로 조사했다.

수출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철강·비철금속 분야가 42.3%로 가장 높았다. 이아 자동차(30.5%), 해운(28.6%), 기계류(22.0%) 순이었다.

특히 미국 주력 수출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중남미(33.3%), 인도(28.6%), 유로지역(26.3%), 일본(20.0%), 중국(18.8%)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는 기업도 연관 효과로 수출액 감소를 우려했다.

다만, 설문 기간이 미국 정부가 '한국산 철강 관세 면제'를 확정하기 전이란 점은 유의해야할 대목이다. 이달 1일 한국은 잠정 유예 7개국 중 유일하게 관세 면제 지위를 완전히 확정했다.

김윤지 수출입은행 김윤지 선임연구원은 “설문 기간은 미국 정부가 한국산 태양광 패널, 세탁기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와 모든 철강재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 시기”라면서 “최근의 상황 변화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은이 분기마다 산출하는 '수출선행지수'는 2분기 122.5를 기록했다. 2010년을 기준치(100)로 삼은 수출선행지수는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와 환율 등을 고려해 수출 증감 전망을 나타낸다.

2분기 수출선행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상승했다. 6개 분기 째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올해 1분기(6.8%)보다 둔화했다.

김 연구원은 “수출대상국의 경기 회복과 유가 상승세가 유지되는 등 수출 여건이 지속 개선되며 2분기에도 수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 “미국 통상압력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원화 강세 등으로 일부 품목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고, 기저효과 영향으로 상승폭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