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홍콩일자리 컨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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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 칼럼] 홍콩일자리 컨닝하기

서울산업진흥원 일자리본부장 정익수

중국은 거대하다. 대한민국 같은 국가가 20개 이상 되는 나라다. 인구, 면적을 너머 이젠 경제도 그럴 것이 확실해진다. 그런 면에서 중국과 직접 경쟁하겠다는 것은 그 발상만으로도 이례적이다. 적어도 세계인의 눈에는 그럴 것이다.

돌아보면 20세기 중반 문화혁명과 대약진 운동이라는 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체제와 경제실험 실패가 오히려 대한민국에게는 천우신조의 기회였다.

과거 2000년간 중국은 아시아를 너머 세계를 주도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본적으로 경제·사회·군사 모든 분야의 기술과 경험축적이 자체적으로 가능한 규모에 19-20세기 서세동점 속 핍박받으며 키워온 헝그리(窮)정신이 혁신속도를 가속시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중국을 대하는 홍콩의 전략에 관심이 간다.

1897년 영국점령 이후 홍콩은 세계를 호령하던 유럽 큰 손들에게 매우 친근한 공간이 됐다. 그것은 세계인들, 특히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비즈니스맨들에게는 매우 편리하고 믿을만한 플랫폼이다. 여기에 태평양 전쟁 전후 잠시 일본의 사회기반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가 접목된 것은 신의 한수다. 이러한 자산은 아무나 쉽게 흉내낼 수가 없다. 필자가 과거 주재원 근무하며 보았던 모습이다.

지난 주, 1997년 서울 복귀 이후 간헐적 출장 차원이 아닌, 생활인의 관점에서 짧게나마 다시 홍콩을 바라볼 기회를 가졌다.

20여년 전 세계인들은 1997년, 특히 등소평 사후 중국의 불확실성을 매우 불안해 했다. 허나 중국은 고속성장을 이어갔고 그 중심인 남중국 경쟁도시들이 인프라 경쟁을 할 때 홍콩도 홍콩영토에서 같이 대열에 참여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핵심역량인 100년 축적 사람자본을 믿고, 서비스 산업, 특히 전시장과 금융, 쇼핑몰에 과감히 투자해 바다까지 메웠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우리나라 같으면 가능했을까?

운영도 외부에만 맡기지 않고 대부분 홍콩 인재들이 직접 참여했다. 과거 100년 경험은 그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노하우를 줬다.

중국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겠지만 유럽의 맹주 영국과 아시아의 맹주 일본이 커다란 파괴없이 조성하고 다듬어온 100년 ‘고급다운 고급’ 플랫폼을 그들은 적어도 훼손하진 않았다. 오히려 여기에 가치를 더해갔다. 심천, 광주와 더불어 더 큰 용광로가 됐다.

당연히 사람이 많아지고 돈도 많아지고 일자리가 많아졌다. 공간은 더욱 부족해졌다. 부동산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 바다를 메우고 산을 허물어도 온 도시가 공사판이다. 과거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곳도 지금은 급속히 변해간다. 홍콩거리와 상점, 그리고 화장실에도 유독 노인 노동자가 많이 보인다. 일자리가 흘러넘치는 것 아닐까?

걸어서, 또는 기본 3-400원, 많아야 천원 정도 거리에 세계 최고의 항구와 항만 물류시설, 한려수도급 도서 관광, 리조트와 골프장, 중국이나 유럽 본토보다 더 경쟁력 있는 맛집, 우리나라로 치면 백화점 한 개 전체규모가 단일 럭셔리 브랜드 매장인 그런 쇼핑천국을 반나절에 모두 다 돌아 다닐 수 있는 곳이 과연 세계 다른 곳에 있을까?

서울에서 아무리 열심히 다녀도 하루 3-4곳 정도 밖에 방문 못하는 일정이 홍콩에선 그 두배 넘게 가능하다. 서울-부산 경비에 조금만 더하면 첨단으로 무장된 세계 수준의 남중국 제조사들을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 세계 수준의 전시회에서 전 세계의 바이어와 셀러를 모두 다 만날 수 있는 곳도 홍콩이다.

홍콩은 남중국 중심이고 남중국은 역사적으로 화교의 본산이다. 뼛속 깊이 장사치들이고 그 핵심 경쟁력은 바로 ‘실용’ 이다. 대한민국이 남북화해와 경제협력의 시대를 맞이하여 고민해야할 것이 바로 ‘실용’이다. 그것은 중국 가까이에서 중국을 잘 ‘이용’ 하는 것이다.

홍콩이 중국 남부에 위치해 있다면, 대한민국은 중국의 동북부와 절묘하게 접하고 있다. 바로 옛 고구려와 발해의 땅이다. 우리와 역사적으로도 그리고 유전적으로 가까울 수 밖에 없다.

홍콩의 실용을 제대로 옅보고 우리도 우리가 가진 사람자본을 믿고 과감히 투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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