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핫이슈]바다색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5월 31일은 바다의 푸르름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은 1996년 해양수산부가 해양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국민 해양 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했다. 1994년 11월 UN 해양법 협약 발효가 계기가 됐다.

바다는 단순한 자연 요소가 아니다. 지구 표면 70.8%를 차지하는 거대한 자원의 보고다. 모든 생명이 바다에서 탄생했다. 지금도 수 많은 플랑크톤, 해조류, 어류, 포유류, 갑각류 등이 살아가는 터전이다. 우리에게는 많은 먹거리와 다양한 자원을 제공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다의 날'은 바다를 단순한 자연 요소로 보지 않고 주요 자원으로 인식하면서 만들었다. 전국 주요 연안 도시에서는 바다의 날을 전후해 해양 정화 활동을 벌인다. 오염 요소를 제거해 바다를 최대한 건강한 상태로 유지한다. 청정한 바다를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산업 활용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다.

바다의 색깔은 바다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바다는 주로 푸른 빛을 띤다. 홍해나 흑해처럼 자연 상태에서도 다른 색인 해역이 있지만 건강한 상태에서는 파란색, 검푸른색, 에메랄드색을 보인다.

바닷물 속에서 빛이 흡수되고 산란하는 반응 때문이다. 파란색은 빛 파장이 짧다. 빛 파장이 길수록 물체에 잘 흡수되는 성질이 있어 수심이 깊은 바다일수록 다른 빛은 사라지고 푸른 빛만 남게 된다. 황색, 보라색, 노란색 초록색은 수심 30m를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 물에 흡수된다.

또 푸른 빛은 물 미립자에 부딪혀 퍼지는 산란광도 세다. 붉은 색보다 16배 강하다. 외부 요인이 없다면 푸른 빛을 띠는 것이 당연하다.

바다가 파란색을 띠지 않는다면 건강을 잃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익히 아는 '적조현상'이 대표 사례다.

적조는 바다 내 해수 플랑크톤이 급격하게 불어나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현상이다. 바다는 막대한 물로 희석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색이 바뀔 정도면 그만큼 물 속에 플랑크톤이 많다는 뜻이다. 바닷물 1㏄ 당 5000~1만 개체가 번성할 때 적조 현상이 일어난다.

적조현상은 바다를 송두리째 파괴한다. 플랑크톤은 강한 독성을 내뿜어 이상 번성 상황에서 해양생물에게 치명적이다. 드물게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바닷물이 품은 적조 독소가 파도를 타고 공기로 퍼져 호흡기관을 자극하는 경우가 생긴다.

적조현상은 수중 산소 결핍을 낳기도 한다. 플랑크톤 분해를 위해 미생물도 덩달아 증가하는데 이들이 분해 및 호흡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산소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한 번 적조현상이 발생하면 일대 물고기가 일시에 떼죽음을 당하게 된다.

주된 적조현상 발생원인으로는 해양 오염에 따른 '부영양화'를 들 수 있다. 음식물찌꺼기나 세제, 공장폐수가 플랑크톤 생장에 도움을 주는 질소 및 인산을 바다에 대량 공급해 부영양화를 낳는다. 사람이 가진 욕심으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바다가 푸른 빛을 잃게 되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청조현상'도 있다. 청조현상은 주변 바다색과 다른 이질적인 푸른 빛이 표층에 떠오르는 현상이다. 원인은 역시 사람이 버린 폐기물이다. 유기물이 바다 밑에 쌓여 부패할 때 주변 산소를 빼앗는데, 이것이 해면에 유화수소를 발생시키면서 발생한다. 주변 해양 생물을 죽음으로 이끈다.

환경오염으로 바다색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첨단 장비를 관측에 활용하는 경우도 생긴다. 통신해양기상위성인 천리안 위성이 대표적이다. 천리안 위성은 빨·주·노·초·파·남·보 일곱가지 색에 근적외선을 더해 총 8가지 채널로 바다를 관측한다. 바다 색을 세밀하게 관측하고 내부 플랑크톤, 부유물질, 오염물질을 확인할 수 있다.

박영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부원장은 “바다가 띠는 색은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넘어 해양 수질을 파악하는 지표가 된다”며 “천리안 위성을 이용해 바다가 건강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