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으로 번진 '배틀로얄' 원조 분쟁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 전장이 법정으로 번진다. 블루홀 자회사 펍지가 미국과 한국에서 중국과 미국게임을 상대로 각각 저작권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펍지는 4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중국 넷이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 '황예신둥' '룰즈오브서바이벌'이 자사 배틀그라운드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비스와 개발 중지를 요청했다.

펍지는 앞서 한국에서 1월 에픽게임즈코리아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예고된 소송이다.

지난해 9월 에픽게임즈가 만든 PC게임 '포트나이트'에 배틀로얄 모드가 추가된 후 당시 김창한 블루홀 PD(현 펍지 대표)는 “커뮤니티에 포트나이트와 배틀그라운드 유사성에 관한 자료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이후 대응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블루홀 역시 유감을 표시했다.

소송전은 간단히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수십명이 생존을 다투는 '배틀로얄' 게임은 저작권을 가리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UI나 그래픽, 게임 시스템에서 명확한 침해를 증명해야한다. 넷이즈는 4월 영화 '배틀로얄' 각본을 쓴 후쿠사쿠 켄타 감독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후쿠사쿠 켄타 감독은 영화 '배틀로얄' 메가폰을 잡은 후쿠사쿠 킨지 감독 아들이다. 후속작 '배틀로얄2:레퀴엠'을 찍던 도중 별세하자 감독을 맡았다. 배틀로얄 장르에 대한 정통성을 주장하는 포석이다.

넷이즈는 펍지가 소송을 제기한 직후 성명서를 통해 “두 게임 모두 넷이즈가 개발한 오리지널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에픽게임즈는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에픽게임즈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서 오픈베타 서비스 중인 포트나이트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PC방 서비스를 맡은 네오위즈게임즈는 2분기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당초 4월이었던 포트나이트 PC방 서비스 시기가 늦춰지는 것은 “소송 때문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게임이라 한국 서비스 최적화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펍지가 배틀로얄 게임에 소송을 불사하며 배틀그라운드 유사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은 이들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확산 중이기 때문이다.

포트나이트는 북미와 유럽에서는 매출과 동시접속자 수에서 배틀그라운드 성적을 뛰어 넘었다.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포트나이트는 2월 1억26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배틀그라운드 1억3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포트나이트는 모바일 버전 출시 후에도 애플 앱스토어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스웨덴, 싱가포르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 성적을 압도했다.

텐센트는 판호 문제로 출시가 어려운 배틀그라운드 대신 포트나이트 중국 현지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 에픽게임즈는 2018~2019시즌 포트나이트 e스포츠 대회 총상금으로 1억달러(한화 약 1078억)를 제공한다. e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상금 규모를 걸고 흥행을 부채질한다.

넷이즈 황양행동은 5월 초 일본 구글플레이 매출에서 6위를 차지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4월 미국 출시 후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에서 100위권 매출을 기록 중이다. 한국에서도 구글플레이 기준 30위권 밖 매출 순위를 기록하며 약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C 배틀그라운드가 패키지 판매에서 호조를 보였지만 대부분 일회성 구매에 그쳤고 지속적인 매출을 발생 시켜야하는 모바일에서도 부진하다”면서 “배틀로얄 장르에 대한 저작권은 권리를 주장하기 애매하기 때문에 소송이 장기전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