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스마트 과학영재에 희망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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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산책]스마트 과학영재에 희망을 건다

지난 몇 년 사이에 글로벌 대기업이 부침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 성패는 누가 더 먼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현장에서 실현시키느냐가 좌우한다.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게 변혁을 일궈 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고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요구한다. 최고 역량을 발휘하는 우수한 창의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이유다.

세계는 인재 전쟁을 치르고 있다. 미국 주요 IT 대기업 CEO인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스티브 발머, 에릭 슈밋 등은 오래 전부터 수학과 과학을 전공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공동으로 사재를 들여 가며 이민법 개혁에 앞장섰다.

창업 국가 이스라엘의 힘도 인재에서 나온다. 이스라엘에는 가장 뛰어난 젊은 수재들을 모아 매우 밀도 높은 훈련을 시키는 '탈피오트'라는 40년 역사의 군 복무 프로그램이 있다. 초엘리트 인재는 수학, 물리 교육은 물론 기술 문제 해결 능력과 리더십 훈련을 받는다. 제대 후 이스라엘 최고 대학에서 연구하거나 가장 성공한 기업의 창업자가 된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인재의 역량도 매우 크다. 수학, 과학 분야의 국제올림피아드에서 한국은 지금까지 종합 1위를 38회나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수학·물리 분야가 '1위'를 차지하는 등 금 18개, 은 16개, 동 10개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오랫동안 지원하고 국민이 지속 격려해 준 덕택이다. 그 성과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우리는 우수 인재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워야 한다. 수학의 경우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메달리스트 가운데 60%는 인공지능(AI), 금융을 비롯한 수학 영역의 연구자로 성장하고 있다.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은 대부분 IMO 수상자 출신이 받는다. IMO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서 매우 강도 높게 훈련받은 학생도 큰 자산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교육은 '학습 부담' '사교육' '선행학습' '특혜'라는 틀 때문에 영재에 대한 맞춤형 훈련 시스템이 더 펼쳐지기보다는 약화되는 것 같아 염려된다. 빙상 사교육이 문제라고 빙상대회를 없애지는 않는다. 올림픽 스타, 한류 스타는 개인 맞춤형 초엘리트 훈련 과정을 거친 결과다. 수학, 과학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대입 환경과 무관하게 영재를 발굴하고 훈련시키는 정책, 전략이 중요하다.

반도체를 비롯해 우리 주력 산업은 중국의 거센 도전을 받는다. 삼성 스마트폰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4년째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런 때일수록 한계를 돌파하는 최고 인재가 요구된다. 게이츠는 SW 개발자는 타고나는 것이며, 범인과 천재는 2만배 생산성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새로운 일자리도 바로 이들이 만들어 낸다.

우리의 미래가 만만치 않다.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적극 받아들이고, 이스라엘처럼 영재에 대한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인정해 줘야 한다. 물론 선발 과정은 사교육, 선행학습과 무관하게 이뤄지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등 국민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 혁신 또는 창업 등으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우수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다음 세대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엘리트 인재가 자유롭게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긴 안목으로 큰 틀에서 투자해야 한다. 노벨상을 비롯한 새로운 국가의 꿈과 희망도 바로 이들로부터 기대할 수 있다.

민경찬(연세대 명예특임교수, 과실연 명예대표) kcmin@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