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싱가포르 공동선언', 무슨 내용 담길까…CVID 명시 대신 CVD·CVFD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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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각) 싱가포르 센사토 섬 카펠라 호텔. '거래의 달인'을 자처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은둔의 지도자'를 벗어나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와 체제 안전을 놓고 담판에 돌입한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카펠라 호텔 전경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카펠라 호텔 전경>

두 지도자가 회담장으로 들어간 이후 몇 시간 뒤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이 나올까. 북미정상회담 하이라이트는 결국 공동선언문 발표다. 어떤 내용이 담길지, 형식은 어떻게 나올지, 발표 시점과 장소는 어떻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회담 합의문…'빈칸' vs 99.9% 완료

북미정상회담 결과물은 '싱가포르 공동선언' 혹은 '공동성명' 등 어떤 형식으로 나올지 알 수 없다. 형식은 통상적으로 회담 마지막 협의 단계에서 결정된다.

핵심은 합의문에 담길 내용이다. 두 정상이 채택할 합의문이 상당 부분 빈칸으로 남아 있다는 전망과 99.9% 작성됐다고 보는 시각으로 갈린다.

빈칸이 많이 남았다는 관측에는 두 지도자의 협상 스타일에 기인한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두 정상은 비핵화에 대한 광범위한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때문에 우리는 두 정상이 앞으로 나아가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에서 상대방이 거절하지 못할 것 같은 제안을 내밀어 원하는 바를 챙기는 협상기법을 자주 활용한다. 이번 협상에서도 즉석으로 타결될 수 있는 협상 의제를 남겨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측 역시 실무진이 협상에 나서긴 했지만 최고지도자의 최종 결단이 중요하다. 때문에 두 지도자의 역량과 담판으로 빈칸을 채울 수 있도록 '각본 없는 합의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미 99% 만들어졌다는 관측도 많다. 통상적인 정상회담은 사전 조율과정을 통해 99% 수준 합의문을 만든다. 양국 정상이 만나 최종 의사를 확인하고 일부 문구만 조율하는 정도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사전에 합의문이 작성됐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당시 합의문은 이미 전날 완성됐고, 최종 발표에서 거의 수정된 것 없었다”고 말했다.

회담 전날인 11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만난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난달 27일부터 6일까지 판문점에서 6차례 회동했던 두 사람은 이날 싱가포르 리츠칼튼호텔에서 실무회담을 했다. 양측이 합의문 초안 작업을 마무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어느 쪽이든 핵심은 공공선언에 구체적인 비핵화 청사진을 얼마나 담아내느냐다.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명시했다. 이번 회담에서 이를 뛰어넘는 문구가 명시될지가 관건이다.

미국이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북측이 비핵화 대가로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 간 맞교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불가역적인 폐기'라는 말을 빼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CVD)' 정도로 절충하는 것을 대안으로 고려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불가역' 대신 빠른 이행을 약속하는 차원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빠른 폐기(CVFD)'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빠른 체제보장(CVFG)' 간 교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구체적인 비핵화 타임스케줄까지 정해진다면 회담 성과는 배가 된다. 북핵 협상 역사에서 합의안에 비핵화 시한이 명시된 적은 없었다.

◇'종전선언'…합의문구 명시 가능성 높아

미국 측은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해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등을 선물로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러한 선물에 대한 유효성을 담보해 달라는 조건도 내걸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 결과물로 합의문이 나온다면 '종전선언' 문구는 명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위한 북미 간 합의와 공동 목표를 담은 내용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싱가포르에서 종전을 선언하지 않더라도 향후 선포 일정에 합의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가능성은 낮아졌다. 회담 전날까지 북미 양측이 문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았다.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캐릭터'를 고려했을 때, 이날의 역사적인 회담 성과를 다른 누구와 나눠 갖기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수천명 기자가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통령까지 가서 관심이 나눠지길 바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자 세계 언론의 1면을 뻬앗기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로 예정돼 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봤을 때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은 낮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담판 내용이 나오느냐에 따라 그 내용을 우리가 면밀히 살펴보고 미국, 북한 측과 향후 정치일정과 내용을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며 “지금은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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