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북한, 북미정상회담 계기 정상국가 반열에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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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사회주의국가 밖으로 나가 국제 외교 활동을 한 것은 1965년 이후 53년 만이다. 당시 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10돌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저녁 가든스바이더베이를 방문해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왼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저녁 가든스바이더베이를 방문해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왼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신도 정상국가를 지향하는 김 위원장을 주목했다. 영국 공영 BBC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순식간에 2018년 정치계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도자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이 바라던 외교적 위치에 도달했다며 “북한이 사업을 위해 개방돼 있다고 말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정상회담 전부터 '반국가단체' '테러지원국'이 아닌 '정상적인 국가'라는 부분을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미국 요구를 받아들인 것부터 정상국가 지도자 모습을 보이고자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바로 전날인 11일에는 싱가포르 시내투어를 단행했다. 다른 나라 지도자처럼 언제든 외출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앞서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외교무대에서 정상적인 대우를 받고 싶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후 “(김 위원장이)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부인인 리설주 여사를 대동하는 모습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 시리아, 일본 등과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월 김 위원장을 블라디보스토크로 초청했다.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평양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현대아산에서 대북업무를 담당했던 김영수 법무법인 태평양 자문위원은 “북한이 정상국가로 인정받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사회에 나올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비핵화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1954년 휴전 때부터 미국의 적대적인 공세를 방어하고자 핵을 만들었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국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북미수교라는 큰 틀로 나아가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대 국가로 인정한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에 나올 수 있는 여건은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