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종전선언' 빠진 공동성명...남북미 3자간 종전선언 가능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종전선언'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종전선언과 맞물려 가능성이 제기된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미지수로 남게 됐다. 하지만 북미 정상이 추후 재협상 의지를 드러내면서 우리나라까지 참여하는 남북미 3자 종전협상 가능성도 여전히 남게 됐다.

북한과 미국 정상이 한 자리에 마주 앉은 것은 1948년 분단 이후 70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 안정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확실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남북미 관계도 새 지평을 열 전망이다.

이날 북미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 형태 합의문을 발표했다. 주요 의제로 예상됐던 종전협정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일단락됐다. 정전협정 당사국은 미국과 북한이다. 현재 남한과 북한은 '휴전' 상태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전쟁을 잠시 멈춘 정전상태'를 넘어 '전쟁을 완전히 끝낸 상태인 종전상태'로 나아가기로 뜻을 모을지가 이번 회담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종전 선언은 국제법상 조약이 아닌 정치적 선언이다. 정전 이후 상호 적대 행위를 끝낸다는 의미가 있다.

4월 27일 판문점선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의 불안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종전이 선언되면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다. 평화협정은 전쟁을 종료하고 평화를 위해 맺는 문서화된 공식 협정이다. 법적 토대를 갖춘 평화체제를 맺게 된다.

이날 종전선언이 나오지 않으면서 당장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낮아졌다. 다만 북미정상회담 이후 시간차를 두고 남북미 정상회담 논의를 거쳐 3자 종전선언이 나올 가능성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싱가포르 북미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 합의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추후 논의를 재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전제로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종전선언이 후속 북미정상회담 이후 시점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우리 정부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3자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준비할 수 있다.

일각에선 북미정상회담의 양자 종전선언 여부를 떠나 남북미 종전선언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 바로 추진될 가능성도 나왔다.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 또는 9월 중하순 열리는 제73차 유엔총회에서의 종전선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종전선언을 앞당기는 차원에서 남북미 3국 외무장관 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이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는 11일 북미정상회담 후 7월 27일이나 9월 유엔 총회에서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대해 “7월 27일, 9월, 그 어떤 것도 정해진 것 없고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논의가 되지 않았고 그것은 오늘도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비핵화와 북한경제 발전에 대해 신뢰를 갖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협상에서 좋은 흐름을 보여줬기 때문에 종전선언이 되지 않아도 실망할 것은 없다. 쇼맨십이 강한 트럼프 성향을 놓고 볼 때 하나씩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