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내외 경제상황 시그널, 위험 수위

우리 경제를 둘러싼 안팎 상황이 심상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각종 국내 지표도 '빨간불'이다. 주요 외신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 방안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곧바로 미국산 659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패권을 놓고 마주보고 달리는 폭주 기관차 같은 양상이다.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면 국내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불가피하다.

앞서 미국 기준금리도 1.75~2.00%로 상승했다. 올해 두 번째로 0.25%포인트(P) 올리면서 10년 만에 '2% 금리시대'를 맞았다. 우리와 금리 역전 폭도 0.5%P로 벌어졌다. 2007년 8월 이후 11년 만의 최대치다. 금리 역전이 지속되면 외국인 투자자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 주식 시장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가계 부채 부담이다. 국내 시중은행 평균 대출 금리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마저 인상되면 가계 빚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로선 대형 악재다.

각종 경제 지표도 '주의 요망' 상황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5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만2000명 느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 폭이 8년4개월 만의 최악으로, '고용 쇼크' 수준이다. 오죽하면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5월 고용 동향 내용이 충격”이라며 경제팀 모두의 책임이라고 반성했다. 앞서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1% 상승하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내외 경제 상황이 주는 시그널에 예의 주시해야 한다. 무시하고 지나갈 수준은 넘어섰다. '충격'이라는 현실 인식을 넘어 종합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한 번 무너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다. 만반의 대비가 최상이다. 정치·외교 현안에서 한 걸음 벗어나 이제는 정말 경제에 '올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