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컬러 퍼지 모델을 활용한 새로운 형식의 기상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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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산책]컬러 퍼지 모델을 활용한 새로운 형식의 기상 보도

일기 예보는 뉴스 주요 꼭지다. 기상 보도는 짧은 시간 안에 전국 기온, 해상 날씨, 주간 날씨와 같은 많은 정보를 요약해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 전달력을 극대화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뉴스 기상 보도는 기상 캐스터 음성 정보와 컴퓨터그래픽 시각 정보를 동시에 시청자에게 제공한다.

초기 기상 보도는 라디오 뉴스에서 기상 정보를 낭독하는 수준이었다. 1970년대 텔레비전 시대를 맞아 일기 예보도 변했다. 1972년 동양방송 카메라 앞에서 복잡한 기상도를 척척 그려 내면서 설명한 김동완 통보관은 정보 낭독 수준 기상 보도를 대폭 발전시켰다. 김 통보관은 일기예보 근거를 설명하면서 예보가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수집된 정보를 과학 분석하고 예견하는 것임을 보여 줬다. 이 방식은 1954년 1월 영국 BBC 저녁 뉴스에서 공군 출신 기상청 직원 조지 콜링의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1980년부터 기상 보도는 컴퓨터그래픽 도움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는 기상 전문가 손을 떠나 스피치 능력을 갖춘 기상 캐스터라는 전문직이 탄생했다. 이때부터 일기도를 활용한 과학 분석은 점차 사라지고 기상 캐스터 스피치와 화려한 인포그래픽이 발전했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가득한 기상 보도를 보는 시청자 시선은 어디에 집중될까. 시선추적기를 통해 시험한 결과는 놀랍다. 대부분 시청자가 기상 정보보다 기상 캐스터에 시선을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정보보다 화면 속 인물에 시선이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기상 캐스터를 없애지 않는 한 시선이 집중되는 현상을 막을 방법이 없다. 기상 캐스터에 집중되는 시청자 시선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정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기상 데이터를 최소화하고 정보를 감성 제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컬러 체계를 정보 전달 방식으로 쓰는 것이다. 색채를 활용한 기상 정보 전달 대표 사례로 스마트폰 날씨 애플리케이션 '솔라'가 있다. 솔라는 복잡한 기상 정보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날씨 상태를 컬러로 종합 표현하는 직관 방식을 채택했다.

사람 시선이 본능에 따라 기상 캐스터로 향한다면 기상 캐스터 의상 정보를 제공하는 또 하나의 창으로 활용하는 CCS(Chameleon-like Costume System) 방식 도입도 고민할 수 있다. 온도, 미세먼지, 습도 등 한국인이 자각하는 모호한 언어 변수를 미리 컬러로 표현하는 알고리즘에 적용해 최적 색깔을 실시간 계산해서 기상 상태를 표시하는 것이다.

CCS 방식 기상 보도 사례
<CCS 방식 기상 보도 사례>

CCS는 기상 캐스터 옷 색깔을 기상 정보에 맞게 카멜레온처럼 변화시켜서 표현하는 퍼지 시스템이다. CCS 컬러는 HSV 원통형 컬러 좌표를 기반으로 한다.

온도, 미세먼지 수준, 습도는 한국인이 지각하는 모호한 언어 변수를 퍼지 시스템에 의해 산출되도록 복잡하게 구성했다.

온도는 난색·한색과 같이 색상으로 표현하고, 맑고 탁한 정도인 채도도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 미세먼지 수준을 채도로 표현한다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을 탁한 색으로 표시하면 된다. 명도는 상대 습도와 결합해서 흐린 날은 낮은 회색, 비오는 날은 검은색으로 각각 표시된다.

이처럼 색상·채도·명도·온도를 미세 먼지 수준, 습도 등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모두 6개 퍼지 함수를 구축할 수 있다. 특정 지역 온도, 미세먼지 수준, 습도 데이터가 퍼지 시스템으로 입력되면 퍼지 시스템은 미리 구축된 퍼지 함수에 따라 수치를 언어 변수로 바꿔서 3개 좌표 값을 산출한다. HSV 원통형 컬러 모델에서 컬러 좌표 값을 산출하고 이를 적용시켜서 기상 캐스터 의상 컬러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기상 보도는 기상 예보를 효과 높게 압축해서 시청자 눈높이에 맞게 제작하는 대중 프로그램이다. 1970년대 기상도를 그려 가며 설명하는 방식에서 1990년대 인포그래픽과 기상 캐스터 스피치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후 30년 동안 형식 변화가 별로 없었다. 이제 새로운 형식에 도전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김평원 인천대 교수 pwkim@inu.ac.kr

〃 참고 자료

1. 이덕환(2009), 이덕환의 날씨 칼럼: 화려한 일기예보의 딜레마, 기상청 <하늘 사랑> 6월호.

2. Cowling G. (1957) TV Weatherman. Weather 12, 22〃26. doi:10.1256/wea.138.05

3. Pyoung Won Kim (2017). Chameleon-like weather presenter costume composite format based on color fuzzy model. Soft Computing, 22, 1491-1500.

4. Pyoung Won Kim (2018). Operating an environmentally sustainable city using fine dust level big data measured at individual elementary schools. Sustainable Cities and Society, 37, 1-6.

5. 기상 캐스터 의상 색깔로 표현한 기상 정보 https://youtu.be/3yyIw7K5IQY <https//youtu.be/3yyIw7K5IQY>